"무조건 더 간다"…엔비디아 조정에 서학개미 '풀베팅'

기사등록 2025/09/06 08:00:00 최종수정 2025/09/06 08:30:24

지난 2주간 엔비디아 2억607만 달러 사들여

반도체지수 3배 레버리지 상품…이달 순매수 1위

[타이베이=AP/뉴시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19일(현지 시간) 대만 타이베이 뮤직센터에서 ‘컴퓨텍스 2025’ 개막을 앞두고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그는 “대만은 인공지능(AI)과 로보틱스가 탄생하고 퍼져나갈 진원지”라고 말했다. ‘컴퓨텍스 2025’는 20일 개막한다. 2025.05.19.

[서울=뉴시스]이지민 기자 = 엔비디아가 '인공지능(AI) 버블론', 중국의 자체 AI칩 개발 등으로 주가 조정을 받고 있는 가운데 저가 매수를 노리는 서학 개미들이 풀베팅에 나섰다.

6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SEIBro)에 따르면 지난 2주(8월 25일~9월 4일) 동안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해외 주식은 엔비디아로 나타났다. 순매수액은 2억607만 달러(약 2865억원)에 달한다.

엔비디아 주가는 지난달 12일(현지 시각) 183.16달러(약 25만5000원)로 역대 최고가를 경신한 이후 현재 조정 국면에 들어간 상태다. 챗GPT를 만든 오픈AI 최고경영자(CEO) 샘 올트먼이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AI 버블 속에 있다"고 말한 후 AI 거품론에 불이 지펴지면서다. 이후 발표된 2분기 실적에서 핵심 사업인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이 시장 예상치에 미치지 못하면서 주가 낙폭이 커졌다.

또 중국 정부가 자국 기업들에 엔비디아의 AI 칩 대신 중국 기업이 생산한 칩을 사용하라고 압박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현재 엔비디아 주가는 지난 4일 종가 기준 171.66달러(약 23만8000원) 수준이다.

다만, 국내 투자자들은 이를 저가 매수 타이밍으로 보고 매수 규모를 늘리고 있다.

특히 이달(1일~4일) 들어서는 엔비디아, 브로드컴 등 AI 반도체 기업을 핵심 상품으로 담고 있는 3배 레버리지 상품이 순매수 규모 1위에 올라섰다. 'SOXL(DIREXION DAILY SEMICONDUCTORS BULL 3X SHS)' 상장지수펀드(ETF)는 ICE반도체지수 상승률의 3배를 추종하는 고위험 상품이다.

이 기간 SOXL의 순매수액은 2억8200만 달러(약 3921억원)로 2위 상품의 순매수 규모(8600만 달러)와도 약 3.5배 차이가 난다.

박제민 SK증권 연구원은 "추론 시대 도입에 따라 GPU 사용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최근의 하락세는 실적 발표에서 중국 수출 우려가 불거졌고, 그간의 상승 폭이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다음 주가 모멘텀으로는 다음 달 27일 미국 워싱턴 GTC(GPU 테크놀로지 컨퍼런스)에서 진행되는 루빈(Rubin) 세부 사항 발표가 있다"고 덧붙였다. 루빈은 엔비디아가 블랙웰, 블랙웰 울트라 다음으로 만들고 있는 차세대 AI 가속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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