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김하람 인턴 기자 = 일본을 방문한 한 호주 관광객이 현지 묘지에서 제물로 바쳐진 술을 마시는 등 부적절한 행동을 벌여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3일(현지시각) 영국 더 타임스 일본 지지통신 등에 따르면 호주 시드니 출신 인플루언서 로키 존스는 최근 일본 후지산 인근 자살 명소로 악명이 높은 아오키가하라 숲을 방문해 촬영한 영상을 자신의 SNS에 게재했다.
영상에는 존스가 현지 묘지에서 제물로 바쳐진 술을 발견한 뒤 동전을 던져 마실지를 결정하고는 그대로 캔을 따 마시는 장면이 담겼다.
그는 술을 다 마신 뒤 묘 앞에서 트림하는 모습도 보여 논란을 키웠다. 이어 마시던 술로 건배하듯 행동을 취했고 자신의 담배를 무덤 앞에 두는 등 추모 장소에서 경솔한 행동을 이어갔다.
영상이 퍼지자 일본 현지는 물론 해외 누리꾼들 사이에서도 비난이 거세게 일고 있다.
한 누리꾼은 "호주 사람으로서 망신을 느끼게 한 것을 용서할 수 없다. 가족들이 얼마나 슬픈지 모르는 거냐. 예의가 없다"라며 분노를 표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죽은 이를 위한 제물을 훼손하는 행위는 용서받을 수 없다. 다시는 일본에 오지 마라"라고 비판했다.
호주 정부도 이 사태에 대해 입장을 내놓았다. 주일 호주 대사관은 지난 2일 공식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일본을 방문하는 모든 호주 여행객은 반드시 현지의 법률과 문화를 존중하고 이를 준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논란이 커지자 로키 존스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사과 영상을 올렸지만 영상 속에서 껌을 씹는 등 여전히 경솔한 태도를 보이며 진정성이 결여됐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앞서 그는 일본 누리꾼들의 지적에도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고 대응해 더 큰 반감을 산 바 있다.
이런 사례는 존스에 국한되지 않는다. 일본 당국은 최근 일부 외국인 관광객들이 유명세를 얻기 위해 현지 문화와 규범을 무시한 채 무례한 행동을 일삼는 일이 빈번해지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지난달에는 미국 출신 비디오그래퍼 이스마엘 램지칼리드가 건설 현장에 무단 침입한 혐의로 일본 경찰에 체포됐다. 그는 해당 장소에서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언급하며 노동자들을 향해 '후쿠시마'를 반복적으로 외쳐 논란을 일으켰다.
2023년에는 구독자 260만 명을 보유한 또 다른 유튜버가 친구 3명과 일본 전역을 무임승차로 여행하는 영상을 공개해 비난을 받았다. 그는 지하철에서 원자폭탄 투하를 연상케 하는 발언까지 해 일본인 승객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일본 사회는 이러한 외국인 관광객의 일탈 행위가 점점 증가함에 따라 여행자들의 문화 감수성과 책임 있는 태도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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