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버스도 잠실서 끊겨, 규제로 레저도 못해"
"수변 공간 유지했지만 장기적으로는 개발해야"
"둘레길과 산, 한강변 다 즐길 곳 강동구가 유일"
이 구청장은 지난 3일 강동구청사에서 가진 뉴시스와 인터뷰에서 강동구의 한강이 그간 주목을 받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한강버스가 개통을 앞두고 있는데 잠실수중보 때문에 (강동구까지 오지 못하고) 잠실에서 끝난다"며 "각종 규제를 받다 보니까 다른 한강변에서 즐기는 레저 활동도 우리는 못하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강동구 한강은 거의 손을 대지 않았고 그래서 이런 수변 공간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아주 행운"이라면서도 "지금은 기술도 많이 발달했고 생활 패턴도 바뀌었으므로 친환경적인 정비를 하고 장기적으로는 개발이 돼야 된다"고 말했다.
이 구청장의 설명대로 강동구 고덕동에서 암사동에 이르는 한강변은 잠실수중보, 암사취수장 탓에 상수원보호구역, 개발제한구역, 군사보호구역 등 여러 규제로 묶여 있었다. 이에 따라 한강 개발은 잠실까지만 이뤄졌고 강동구는 관심을 받지 못했다.
이 구청장은 규제 해소를 장기적인 과제로 보고 일단은 규제 안에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노력을 해보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우선은 규제가 있는 상황에서 중장기적으로 할 수 있는 사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강동구는 지난해 10월부터 한강변 친환경 정비 및 개발 타당성 용역을 추진해 지난달 19일 최종보고회를 개최했고 9월 중 보고서 완성을 앞두고 있다.
이 구청장이 일부 공개한 용역 결과에 따르면 강동구는 앞으로 한강과 산, 숲이 어우러진 '강동 리버 그린웨이'를 만들 계획이다.
체계적이고 전략적인 사업 추진을 위해 구는 암사생태공원에서 가래여울마을까지 4개 구간을 설정해 각 구간의 특성과 강점을 살린 맞춤형 계획을 추진한다.
서울 암사동 유적, 암사역사공원, 암사초록길, 암사생태공원을 잇는 첫 번째 구간은 역사와 생태가 공존하는 공간이다. 역사·문화 체험과 생태 교육이 가능한 휴식 복합 공간을 마련해 주민과 방문객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산책로로 꾸밀 예정이다.
암사취수장에서 고덕산까지 이어지는 두 번째 구간은 한강 수변탐방로와 전망대, 산책로를 마련해 강동구만의 경관 특화 공간으로 조성한다. 전망대에서는 고덕토평대교의 석양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한다. 또 올림픽대로로 단절된 고덕산과 한강을 연결하는 생태 교량을 통해 주민 생활과 한강을 연결한다.
이 구청장은 역사 속 명소였던 '구암정'을 되살리는 구상도 내놨다. 그는 "옛날 어르신들 말씀에 의하면 강동구 쪽 한강에서 수영을 하고 즐길 때 여기에 낙조를 보는 구암정이라는 정자가 있었다고 한다"며 "굉장히 풍광이 좋았다고 한다. 이쪽에 전망대를 설치하는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암정은 1667년 조선 중기 현종 8년에 세워진 구암서원이 있던 자리에 세워진 정자였다. 구암서원은 오늘날 강동구가 속해있었던 광주 지역의 유생들이 관료 사회에 나아가기 위해 학식과 교양을 쌓는 곳이었다. 구암서원은 1871년 고종 때 서원 철폐와 함께 사라졌다.
마지막 구간인 고덕천에서 가래여울마을까지는 자전거 라이더들의 쉼터로 사랑받는 공간이 될 예정이다. 구는 이용객 편의 시설을 확충하고 특화 먹거리길을 조성해 방문객 유입을 유도할 계획이다.
이 구청장은 다른 자치구들의 한강변과는 다른 공간이 될 것이라 자신했다. 그는 "둘레길과 산, 한강변을 같이 다 즐길 수 있는 곳은 아마 강동구가 유일하지 않을까 싶다"며 "강동구 한강변에 있는 수목은 문외한인 내가 봐도 내륙 쪽에 있는 수목과는 느낌이 많이 다르다. 이국적이고 독특한 모습을 보인다"고 소개했다.
산과 강을 한꺼번에 즐기는 이색적인 경험을 할 수 있다고 이 구청장은 설명했다. 그는 "한강변이면서도 평탄한 게 아니라 산의 느낌이 있어서 독특한 풍광을 갖추고 있다"며 "한강을 끼고 보면서 산을 걷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 구청장은 그러면서 "암사동유적과 한강을 잇는 암사초록길, 야간조명이 어우러진 고덕토평대교, 수변감성의 고덕천과 망월천, 강남권에서 최초로 한옥마을로 지정된 암사동 한옥마을 및 암사역사공원, 천호자전거거리에서 가래여울마을까지 이어지는 자전거 라이딩거점, 친환경 한강변 개발 등 다양한 공간들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생활 속 한강을 만들어 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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