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김정은 옆에 두고 열병식 열어…신무기 대거 공개
시 주석, 전승절 80주년 연설서 대외 노선 재확인
"인류, 또다시 평화냐 전쟁이냐 선택 앞에 서…중화민족 부흥 막을 수 없어"
열병식 연설에서도 서방 세력에 맞서 소신을 굽히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이날 오전 베이징 톈안먼광장에서는 '중국인민 항일전쟁 및 세계 반(反)파시스트 전쟁 승리 80주년'(전승절 80주년) 기념 열병식이 개최됐다.
행사에서는 초반부터 반서방 연대의 의미가 강조됐다.
부인 펑리위안 여사와 함께 각국 정상 등 참석 인사들을 악수로 맞이하면서 등장한 시 주석은 맨 마지막에 김 위원장, 푸틴 대통령 순으로 각각 악수를 나눴다. 북·러 정상을 가장 중요한 초청 인사로 강조한 셈이다.
이어 망루에서는 시 주석을 중심으로 김 위원장이 왼편에, 푸틴 대통령이 오른편에 각각 앉았다. 한국에서는 우원식 국회의장이 참석했으며 김 위원장과는 반대편인 오른쪽에서도 상당히 거리가 떨어진 위치에 자리했다.
오전 9시(현지 시간)에 시작된 열병식에서 시 주석은 연설을 통해서도 현 갈등 상황에 맞서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연설에서 "오늘 우리는 항일전쟁과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80주년을 맞아, 역사를 기억하고 선열을 추모하며 평화를 소중히 여기고 미래를 함께 열어나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또한 "중국 인민의 항일전쟁은 세계 반파시즘 전쟁의 중요한 구성 부분"이라면서 "중국 인민은 막대한 민족적 희생을 치르면서도 인류 문명을 구하고 세계 평화를 수호하는 데 중대한 기여를 했다"고 평가했다.
시 주석은 이어 "중화민족은 강압을 두려워하지 않고 자립자강하는 위대한 민족"이라면서 "당시 중국 인민은 우정의와 악, 빛과 어둠, 진보와 반동의 대결 속에서 하나 되어 민족의 생존과 부흥, 인류 정의를 위해 싸웠다"고 덧붙였다.
특히 "오늘날 인류는 또다시 평화냐 전쟁이냐, 대화냐 대립이냐, 상생이냐 제로섬이냐의 선택 앞에 서 있다"며 "중국 인민은 역사의 올바른 편, 문명의 진보를 향한 편에 서서 평화 발전의 길을 확고히 걸어가고 있으며, 각국 인민과 손잡고 인류 운명공동체를 함께 건설해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은 그 누구도 막을 수 없으며, 인류 평화와 발전을 향한 숭고한 대의는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연설을 마무리했다.
시 주석은 연설 뒤 무개차를 타고 등장해 톈안먼 앞 대로인 창안제를 돌면서 각 군과 무기·장비 등을 사열했다. 무기 중에는 전 지구를 사정권으로 한다는 핵 탑재 미사일인 둥펑(DF)-5C를 비롯해 초대형 무인잠수정 'AJX002', 스텔스 기능을 갖춘 무인기 등이 포함됐다.
시 주석은 차량을 탄 채 '동지들 안녕하십니까(同志們好)'라고 물으면 사열을 받는 부대는 '주석님 안녕하십니까(主席好)'라고 외쳤고 시 주석이 '동지들 수고했습니다(同志們辛苦了)'라고 건네면 부대는 '인민을 위해 복무합니다(爲人民服務)'라고 큰 소리로 화답했다.
이날 열병식은 맨 마지막에 비둘기 8만 마리와 풍선 8만개를 공중에 날리면서 끝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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