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위 인사 청탁 위해 김건희에 고가 명품 선물
혈압 등 문제로 조서 열람 하지 못한채 퇴실해
특검, 조만간 조사 일정 다시 조율해 소환할 듯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2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이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이 회장은 혈압 등 건강상의 문제로 조사를 마친 후 형사 절차상 이뤄져야 하는 조서 열람을 하지 못했다. 특검은 "추후 조사 일정을 따로 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앞서 이날 오전 조사를 받으러 출석하면서도 휠체어를 탄 채 건물로 입장했다. 그는 특검 소환 전부터 건강 문제로 병원 치료를 받아오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은 '김건희 여사에게 6200만원짜리 목걸이를 직접 준 게 맞는지' '목걸이 선물과 사위 박성근 전 비서실장 인사 청탁이 연관 있는지' '청탁을 윤석열 전 대통령도 알고 있었는지' 등 취재원의 질문에 모두 답하지 않은 채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이 회장은 김 여사를 둘러싼 이른바 '매관매직 의혹'의 핵심 관계자로 꼽히는 인물이다. 그는 지난 2022년 3월 대선 직후 김 여사를 만나 6200만원 상당 '반 클리프 앤 아펠' 사의 목걸이 등 고가 장신구를 선물했다고 자수했다.
문제의 반 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는 지난 2022년 6월 김 여사가 윤 전 대통령과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참석차 해외 순방에 나섰을 때 착용했던 물건이다.
특검은 이날 이 회장의 자수서 내용을 중심으로 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은 이날 오전까지 대체로 진술을 거부하지 않고 특검 신문에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지난 2022년 김 여사가 나토 순방 당시 착용한 목걸이가 공직자윤리법상 재산 신고에서 누락됐다는 의혹을 수사 중이다. 김 여사는 목걸이가 20년 전 홍콩에서 산 가품으로, 모친 최은순씨에게 선물했던 모조품을 잠시 빌려 사용했던 것이라고 특검 조사에서 진술한 바 있다.
하지만 이 회장이 "김 여사에게 목걸이를 전달했다 돌려받았다"는 내용이 담긴 자수서를 제출하며 김 여사의 거짓 진술이 들통났다. 이에 특검은 김 여사의 매관매직 의혹의 실체를 규명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특검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이 회장이 고가 장신구를 김 여사에게 건네고 인사를 청탁한 대상자인 박 전 비서실장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한편 특검은 이날 오전 10시에 건진법사 전성배씨 '공천 청탁 의혹'에 연루된 박창욱 경북도의원도 재소환해 조사를 벌이는 중이다.
박 의원은 전씨를 통해 지난 2022년 지방선거 공천을 청탁한 등의 혐의로 특검 수사를 받고 있다. 지난 7월 15일 자택 압수수색을 받았으며, 8월 13일 한 차례 특검에 불려 나와 조사를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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