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2군서 활약한 신예 선수 대거 콜업
한화는 엄상백·안치홍에게 또 다시 기회
[서울=뉴시스]문채현 기자 = 9월부터 적용되는 확대엔트리에 따라 프로야구 10개 구단의 1군 명단엔 큰 변화가 생겼다.
리그 선두 수성을 노리는 LG 트윈스는 2군에서 담금질했던 젊은 선수들을 대거 1군에 올렸다. 반면 선두 탈환을 노리는 한화 이글스는 올해 부진했던 베테랑 선수들에게 다시 기회를 주기로 결정했다.
도망과 추격 사이, '추가' 선수들의 역할이 열마나 작용하느냐에 따라 시즌 막판 선두권의 판도가 달라질 수 있다.
LG는 지난 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쏠뱅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를 앞두고 투수 박명근과 김진수, 외야수 이영빈과 김현종, 그리고 포수 김성우를 1군 엔트리에 등록했다.
가장 눈에 띄는 이름은 박명근이다.
올해 프로 3년 차를 맞은 박명근은 시즌 초반 LG 마운드의 중간 다리를 든든히 지켰다.
그는 4월까지 12경기에 나서 1승 1세이브 5홀드 평균자책점 0.00을 기록, 팀의 필승조로 거듭나는 듯했으나, 5월부터 다소 기복이 생겼다. 스트라이크 대비 볼 비율도 크게 늘었다.
결국 그는 7월20일 재정비 차원에서 2군으로 내려갔다. 마지막 1군 등판은 지난달 9일 한화전(1이닝 무실점)이다.
여름 내내 2군에 머무르며 구위를 점검한 박명근은 7경기 6⅔이닝 6탈삼진 무실점을 기록, 안정적인 투구를 선보였다.
박명근과 함께 김진수도 LG 마운드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지난 2021년 데뷔해 5년간 1군 출장 기록이 11경기에 그칠 만큼 낯선 이름이지만, 그는 2군에서 천천히 저력을 쌓아왔다.
특히 지난달 23일 두산 베어스 2군과의 퓨처스리그 경기에 선발 등판해 9이닝 3피안타 무사사구 6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를 선보이며 완봉승을 거뒀다.
여기에 올 시즌 초반 주로 대타 자원으로 활용됐던 이영빈도 지난달 2군 14경기에서 17안타 11타점 10득점 타율 0.333을 기록하며 타격감을 끌어올렸다. 함께 콜업된 김현종의 7~8월 2군 타율은 0.370에 달한다.
역시 8월 2군 타율 0.368을 자랑한 포수 김성우까지, LG는 최근 감이 좋은 젊은 선수들을 대량으로 불러들이며 일격을 노린다.
한화의 엔트리에서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단연 엄상백과 안치홍이다.
올 시즌 큰 기대에도 불구하고 시즌 내내 부진을 면치 못했던 베테랑 선수들이다.
먼저 2024시즌을 마친 뒤 프리에이전트(FA)가 돼 한화와 4년, 최대 78억원에 계약한 엄상백은 올 시즌 19경기에 등판해 1승 7패 평균자책점 7.42에 그쳤다.
재정비를 위해 세 차례나 2군에 다녀오고 7월에는 불펜으로 보직을 변경하기도 했지만, 좀처럼 반등하지 못했다.
확대엔트리에 들며 전날(2일)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 불펜 등판했던 그는 비록 실점을 내주진 않았으나, 여전히 불안한 모습을 보여주며 보는 이들을 맘 졸이게 했다.
이날 그는 팀이 14-2로 크게 앞서던 8회초 마운드에 올라 1이닝 동안 안타 2개를 맞았다.
역전당하기 어려운 큰 점수 차에 등판했음에도 그는 자신의 기량을 100% 발휘하지 못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더불어 이날 함께 1군에 오른 강재민도 9회 사사구 3개와 함께 1실점을 기록하며 21-3이라는 완승에도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안치홍도 팀의 반등과 함께 개인의 명예회복을 동시에 노린다.
시즌 내내 부침을 겪은 그는 55경기 타율 0.168(155타수 26안타), 1홈런 15타점 8득점에 OPS(출루율+장타율) 0.444에 그쳤다.
한화가 이들과 함께 또 한번 '믿음의 야구'를 시도하는 만큼, 이들이 그 기대에 얼마나 부응하느냐가 한화의 시즌 막판 상승세를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전날 LG는 롯데 자이언츠를 상대로 3-2 신승을, 한화는 KIA 타이거즈를 21-3으로 크게 누르며 나란히 승리를 거뒀다.
LG와 한화의 5.5경기차는 적지 않지만 충분히 뒤집힐 수도 있는 격차다.
염경엽 LG 감독 역시 "7월22일에 우리가 (한화에) 5.5경기 차로 뒤처져 있는데, 한 달 뒤인 8월22일에 우리가 뒤집으며 5.5경기 차로 앞섰다"며 "매일 미팅을 통해 선수들에게 한 경기 한 경기 집중하자고 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LG의 우승확정까지 매직넘버는 14. LG는 패기를 더해 달아나고, 한화는 관록과 함께 쫓아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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