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결승서 라이벌 천위페이에 0-2로 완패
"아쉽지만, 많이 배워…공격력 키울 것"
[인천공항=뉴시스]신유림 기자 = 세계선수권대회 2연패를 놓친 '셔틀콕 여제' 안세영(삼성생명)이 아쉬움을 삼키면서도 이번 대회를 성장의 자양분으로 삼겠다고 다짐했다.
박주봉 감독이 이끄는 배드민턴 대표팀은 2일 오후 3시50분께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안세영과 김원호, 서승재(이상 삼성생명) 등 선수단이 모습을 드러내자 지나가던 행인들이 모두 걸음을 멈추고 셀카와 사인을 요청하는 등 인파가 몰렸다.
안세영은 입국장에서 취재진을 만나 "말 그대로 아쉬운 경기였다. 많은 분들이 기대해 주셨고, 나 또한 기대가 컸는데 원하던 결과를 얻지 못해서 아쉽다. 하지만 많이 배울 수 있었던 경기였다"고 말했다.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은 지난달 25일부터 31일까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2025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세계개인배드민턴선수권대회 여자단식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직전 대회였던 2023 세계선수권대회 챔피언으로서 이번 대회 챔피언 방어에 도전했지만, 준결승에서 '숙적' 천위페이(중국)에 0-2로 패해 결승행이 좌절됐다.
자연히 2연패의 꿈도 무산됐다.
그는 "나 자신을 믿지 못했다는 게 가장 큰 실수였다. 실수가 나오더라도 과감하게 (공격을) 시도해야 했는데, 오히려 실수할까 봐 두려워 소극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그게 가장 아쉽다"고 돌아봤다.
이어 "상대 분석도 충분히 했고, 경기장 적응도 잘 돼 있었는데, 더 잘하고 싶다는 욕심에 힘을 과하게 쏟았다"고 덧붙였다.
비록 타이틀 방어에는 실패했지만, 안세영은 이번 대회를 통해 '공격형 선수'로서 한층 더 성장했다.
끈질긴 수비력이 최대 강점으로 꼽히던 그는 최근 '수비형'에서 '공격형'으로 스타일 변화를 선언한 바 있다.
그는 "플레이 스타일을 단숨에 공격적으로 바꾸는 게 쉽지는 않았다. 그래도 다시 준비하면 충분히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당차게 말했다.
앞으로 그는 공격 득점력을 끌어올리는 데 주력하며 훈련할 예정이다.
안세영은 보완점을 언급하며 "공격 득점력을 더 키우고 싶다. 하지만 공격에만 집중하다 보면 내가 잘하던 수비를 잃을 수 있으니, 수비력도 유지하면서 공격력을 보완하겠다"고 설명했다.
올해 안세영은 ▲말레이시아오픈(슈퍼 1000) ▲인도오픈(슈퍼 750) ▲오를레앙 마스터스(슈퍼 300) ▲전영오픈(슈퍼 1000) ▲인도네시아오픈(슈퍼 1000) ▲일본오픈(슈퍼 750)까지 6개 대회를 제패했다.
끊임없이 달려온 여정 속에서 그에게 '정상'이란 타이틀은 마치 당연한 자리처럼 보였지만, 그 역시 적지 않은 심리적 부담을 짊어지고 있었다.
안세영은 "심리적 부담이 없진 않았다. 하루하루를 즐겨야 하는데 결과에만 너무 집착했다"며 "반드시 성과를 내야 한다는 생각이 앞섰다. 아쉽다"고 털어놨다.
과거는 뒤로 하고, 다시 심기일전하며 새출발에 나선다.
안세영은 오는 16일부터 21일까지 중국 선전에서 열리는 중국 마스터스에 출전해 재도전에 나선다. 내년에는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도 기다리고 있다.
그는 "내년 아시안게임에서는 이런 실수가 없도록 더 완벽하게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어 "항상 시합에 나설 수 있다는 게 감사하다. 세계적인 선수들과 맞붙는 것 자체가 영광이다. 예전에는 이기는 데 급급했지만, 이제는 경기장에서 소통도 하면서 여유롭게 임하고 싶다"고 수줍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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