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군 6만 명 동원…연말까지 두 배로 확대
사상자 최소화 위해 느리게 작전 진행할 듯
군 수장 반대 계속…"가자 점령으로 귀결될 것"
[서울=뉴시스]이혜원 기자 = 이스라엘군이 가자시티 장악 작전을 위한 준비를 마치고 있다. 군 수장과 여론 반대에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가자 점령 계획을 강행하는 모양새다.
2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스라엘방위군(IDF)은 가자시티 점령 작전을 위한 예비군 6만 명 동원을 시작했다.
IDF 관계자는 이번 공격이 주로 징집병으로 구성된 군대가 수행할 것이며, 연말까지 예비군 규모가 두 배에 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에서 공중 및 포병 공격 강화하고 자이툰, 사브라 등 가자시티 외곽에 진지를 구축하기 시작했다. 주민에겐 가자 남부로 대피하라고 지시했다.
앞서 이 같은 준비는 휴전 협상에서 하마스를 압박할 수단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하지만 하마스가 이스라엘이 요구하는 포괄 협상을 거부하면서 가자시티 장악 작전은 강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스라엘 군사 전문가들은 이스라엘 보병과 전차가 큰 어려움 없이 가자시티를 장악할 거로 보고 있다. 다만 사상자를 최소화하기 위해 강력한 화력을 동원하되 작전은 느리게 진행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스라엘 군사 역사학자 가이 아비아드는 "4차원 전장이 될 것"이라며, 하마스가 수천 명에 달하는 대원을 동원해 저격, 로켓추진유탄(RPG), 급조폭발물(IED)을 이용한 기습 전술을 펼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가자시티에는 다층 건물이 여전히 남아 있어, 옥상과 아파트가 전장이 될 것"이라며 "지상엔 좁은 골목, 폭격으로 인한 잔해가 깔려 있다. 지하 터널 전장도 있다"고 설명했다.
하마스가 여전히 간부들을 재편성하고 지휘 통제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며 "이번 작전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자시티 장악 후 한동안 군이 주둔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정부 입장에 정통한 한 전직 이스라엘 고위 관료는 "IDF는 가자시티를 점령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곳에 주둔하며 지위를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 내에선 가자지구 전쟁 중 가장 파괴적이고 전략적으로 무의미한 작전이 될 거라는 경고가 나온다.
와이넷 등에 따르면 에얄 자미르 IDF 참모총장은 전날 내각 회의에서 가자시티 장악 계획이 이스라엘로 하여금 본격적인 가자지구 점령으로 이끌 것이라고 경고하며 협상을 촉구했다.
자미르 참모총장은 "가자시티 다음엔 가자 중부 난민촌 장악으로 이어질 것이다"라며 "가자 주민들을 책임질 다른 기관이 없어 결국 군사 정부가 될 것이다"라고 우려했다고 한다.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 국방 분석가인 아모스 하렐은 2차 세계대전 승리를 상징하는 '이오지마 성조기' 같은 극적인 상황은 없을 것이라며 "하마스의 '패배'를 상징하는 특정 순간은 없을 것이다. 네타냐후도 이를 잘 알고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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