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 생활지도했다가 1년간 신고·고소 시달린 교사

기사등록 2025/09/01 15:41:54

교사, 폭언·교육활동 침해 학생 생활지도

학부모, 행정심판·인권침해·감금혐의 고소

1년 간 대응·정당한 생활지도 '혐의 없음'


[광주=뉴시스]맹대환 기자 = 광주의 30대 초반 초등학교 교사가 학생 생활지도를 이유로 학부모로부터 행정심판과 고소를 당해 1년 가까이 겪었던 심리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반면 해당 학부모는 아이의 행동에 대해 소명하거나 사과할 기회가 제대로 주어지지 않아 제도적 절차에 따라 이의제기를 했을 뿐이다고 반박하고 있다.

1일 전교조 광주지부에 따르면 광주 A초등학교 6학년 담임교사 B씨가 지난해 5월 5교시 체육시간 달리기 체력평가 과정에서 불만을 가진 학생 C군으로부터 수차례 폭언을 들었다. C군은 교과서를 바닥에 던지기도 했다.

C군은 친구가 휴대전화로 출발점에서 측정한 기록보다 도착지점에서 측정한 B교사의 기록이 낮게 나오자 불만을 제기했다. 이날 친구는 수업시간에 실수로 휴대전화를 지참했다고 한다.

이후 B교사가 6교시 영어수업 때 다른 학생들이 교실을 이동한 사이 C군에 대한 생활지도와 상담을 시도했지만 C군이 응하지 않아 교육청 교권보호지원센터에 해당 내용을 알렸다.

교권보호위원회는 지난해 6월 C군의 행동을 교육활동 침해로 판단하고 학급 교체와 특별교육 이수, 보호자에게도 특별교육 이수 조치를 내렸다.

해당 학부모는 이에 불복해 지난해 7월 행정심판을 제기했으나 9월초 기각됐다. 학부모는 동시에 광주시교육청 학생인권 구제위원회에도 학습권침해 및 인권침해로 B교사를 신고했으나 정당한 생활지도였다는 판단이 나왔다.

학부모는 학급 교체와 특별교육을 이수하지 않은 채 9월 전남지역 초등학교로 자녀를 전학시켰다가 12월 말 A학교로 다시 전학을 왔다. 교권침해에 따른 특별교육 등 조치사항은 올해 1월 이수했다.

학부모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A학교로 전학을 오면서 B교사를 직권남용 및 감금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자녀가 자신의 의지에 반해 영어수업을 받지 못하고 교실에 혼자 남아 반성을 강요당했고 종례 후에도 사과를 종용받았다는 것이다. 경찰은 올해 6월 혐의없음 처분을 했다.

B 교사는 "지난해 5월 사건 발생 후 심리적으로 너무 힘들어 학부모를 만나지 못했다. 교장으로부터 학생의 사과편지 내용을 들었는데 진정성이 없는 핑계뿐이었다. 전학 가기 전 9월 말까지 학생을 교실에서 봤는데 태도가 좋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C군이 전학을 간 것도 학교에 나오지 않은 뒤에야 알았다. 1년여 동안 각종 신고와 고소에 대응하느라 무척 위축됐고 무력감을 느꼈다. 교육청이 심리치료나 법률적 지원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문제 학생이 다시 전학을 오는 제도적 문제도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학부모는 "사건 발생을 전해듣고 바로 다음 날 학교를 찾아갔으나 담임교사를 만나볼 수 없었다. 아이의 주장과 교권보호지원센터의 결정이 상반돼 제도적 절차에 따라 문제 제기를 한 것"이라고 밝혔다.

학부모는 "교사의 주관에 따라 아이가 영어학습을 받을 권리를 침해당했고, 종례 후에도 사과를 강요받았다. 교사가 생활지도를 하려면 다른 시간에 했어야 한다. 수업을 받지 못하게 한 것은 월권"이라며 "학교 현장에서 학생에게 문제가 생기면 학생은 물론 학부모에게도 충분한 소명 기회를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교조 광주지부는 "해당 교사는 혐의에서 벗어나기 위해 각 사건들마다 많은 서류를 작성해야 했고, 소명 자료를 준비하며 불안한 일상을 보냈다"며 "이번 사건은 단순한 개인의 피해를 넘어 교사들의 정당한 교육활동조차 위축되는 현실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라고 제도 보완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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