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9월 환율은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연방준비제도(Fed)에 대한 압박으로 인해 달러 약세 전망에 무게가 실리며 점진적인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1400원에 근접했던 환율이 점차 1300원대 중후반으로 안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9월 FOMC(공개시장운영위원회)에서 금리 인하가 단행되더라도 물가와 고용에 대한 평가가 시장 예상보다 매파적으로 해석될 경우 달러가 다시 힘을 받을 수 있다. 증시에서의 외국인 자금 유출과 서학개미 열풍 등도 원화 약세로 작용해 환율 하단을 지지할 변수로 꼽힌다.
1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는 지난 8월 1390.1원에 마쳤다. 월간 상승폭은 3.1원이다. 환율은 5월 50.9원 떨어졌다가, 6월에도 30.1원 재차 하락했다. 그러다 7월에는 37.0원 반등했다. 하지만 8월에는 1390원을 중심으로 등락하며 변동폭이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다.
미국 통화정책 기대와 관세 불확실성, 국내 정치 불확실성에 높은 변동성을 보이던 환율은 새 정부 출범과 미국의 9월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며 점차 변동성이 잦아드는 모습이다. 그사이 100선을 넘나들던 달러지수도 최근 97선으로 내려왔다.
9월에는 달러 역세를 점치는 의견이 다수다. 트럼프 대통령의 연준 흔들기에 따른 달러 타격과 고용 지표에 대한 불안, 9월 FOMC에서의 금리 하락 등은 달러값의 힘을 뺄 재료가 만만치 않다는 점에서다. 현재 연준의 9월 인하에 대한 시장 예상은 80%대 후반을 기록 중이다.
문정희 KB국민은행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9월 환율에 대해 "미국 고용 둔화, 연준 금리 인하 재개, 연준 독립성 훼손 우려에 따른 달러 약세를 예상한다"면서 9월 환율 범위로1350~1400원으로 제시했다.
문 연구원은 "8월을 끝으로 고점은 지났다는 판단으로 1400원 상회 가능성은 낮을 것"이라며 "고용 쇼크가 재현된다면 9월 빅컷 기대와 함께 달러 급락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트럼프 대통령의 연준 압박이 거세질 경우 달러 약세는 더욱 가속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9월 FOMC에서 금리 인하 이후 메시지는 변수다. 회의가 물가에 대한 우려를 높이거나 고용을 심각하지 보지 않는 등 매파적으로 해석될 경우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가 축소되며 달러가 강세를 보일 수 있다.
한국은행은 최근 자체 블로그에 '관세가 오르는데 미국 소비자물가는 왜 생각보다 천천히 오를까?'를 통해 기업 관세 부담과 재고 활용, 수입처 전환 등의 그동안 완충 효과가 사라지며 앞으로 관세 영향이 물가에 본격 반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시에서 외국인 움직임과 서학 개미도 관건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5월 10개월 만에 순매수로 전환 후 석달 연속 매수세를 유지해 왔지만, 지난달 1조6146억원을 팔아치우며 순매도로 돌아섰다.
2분기 서학개미의 해외 주식 매수에 우리나라 거주자의 대외 금융자산과 증권투자 규모 모두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의 이탈과 서학개미의 투자 확대는 달러 수요 증가로 이어지며, 환율에 상방 압력으로 나타난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9월 환율 범위로 1370~1410원을 제시했다. 그는 "9월 FOMC 직전까지 하락한 후 분기말 달러 유동성 감소로 강달러를 쫓아 1380~1390원에 종가를 형성할 것"이라며 "5월 원화 강세 재료이던 증시 외인 매수세 둔화 등 환율 하락 재료가 부족하다"고 봤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코스피 향한 외국인의 러브콜이 식어가면서 원화도 힘을 잃어가고 있지만, 9월 초 미국의 8월 고용보고서 등에 대한 경계감에 환율이 하방 압력에 노출될 것"이라며 "다만 FOMC가 시장 기대 충족시키지 못할 경우 오히려 환율 상승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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