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나노 테스트 칩 제작 시작" 공식화, 출범 3년 만
2027년 양산 해도 경쟁사 대비 한 세대 이상 늦어
성능보다 속도…'고래 틈 새우' 차별화 될까 관심
현재 초미세 파운드리 공정 시장은 TSMC가 독주하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인텔이 뒤쫓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일본 업체까지 참전하면서 시장 경쟁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게 될 전망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라피더스는 최근 홈페이지를 통해 "홋카이도 치토세시에 있는 'IIM-1'에서 2나노미터(㎚·10억분의 1m) 게이트올어라운드(GAA) 트랜지스터 구조의 테스트 칩의 제작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IIM-1'는 최첨단 칩 시험 생산라인이다.
회사 측은 내년 1분기까지 초기 고객에게 반도체 설계 도구인 PDK(프로토타입 개발 키트)를 전달해 본격적인 수주에 나선다. 이어 2027년 대량 생산에 나서는 것이 목표다.
이번 라피더스의 2나노 파운드리 진출은 지난 2022년 8월 회사가 출범한 이래 불과 3년 만에 쌓아올린 이정표다.
이 회사는 일본의 첨단 반도체 제조 역량 강화를 목표로 덴소, 소니, 토요타 등 일본의 주요 기업 8곳이 자본을 투자해 만들어졌다.
단 라피더스가 2나노 양산에 성공하더라도 TSMC나 삼성전자 등 주요 업체에 비해선 아직 멀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라피더스가 양산을 계획한 2027년이 되면 TSMC, 인텔 등 경쟁 업체들은 그 이상의 경지에 진입한다.
라피더스는 현재 파운드리 기술 경쟁 지형도에서 한 세대(2~3년) 이상 늦었다. 기술과 경험의 차이가 아직은 큰 것으로 평가 받는다.
현재 파운드리 업체 중에서는 TSMC와 삼성전자만 의미 있는 규모의 고객 기반을 확보한 상태다. 라피더스 역시 앞으로 고객사 확보가 관건이다.
TSMC는 올해 4분기 2나노 공정 양산을 시작해 내년에는 월간 생산량이 웨이퍼 환산 기준 10만장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삼성전자는 1.4나노 공정의 양산을 2029년으로 늦추고 2나노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올해 하반기부터 2나노 공정 양산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며 최근 테슬라 등 첨단 공정 고객 확보에도 성공했다.
반면 인텔은 최근 공시를 통해 "지금까지 어떤 공정에서도 의미 있는 외부 파운드리 고객을 확보하는 데 성공하지 못했다"며 "고객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파운드리를 일시 중단하거나 완전히 철수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라피더스가 들고 나올 판매 전략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기존 업계 상식을 뛰어 넘는 '속도전'을 예고한 점은 눈길을 끈다.
외신 등에 따르면 이 회사는 최근 열린 반도체 행사에서 납품 기일을 경쟁사의 120일에서 최대 보름으로 앞당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회사의 '100% 싱글 웨이퍼'(100% Single-Wafer) 처리방식 덕분이다.
파운드리 업계는 비용 효율성을 위해 웨이퍼(원판) 여러 장을 동시에 다루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 새로운 공정 방식은 웨이퍼를 한 장씩 개별적으로 다룬다.
라피더스는 품질과 일관성이 높아 정밀한 설계 조절이 가능해 다양한 맞춤형 칩을 빠르고 유연하게 생산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최근 맞춤형 반도체 시장이 주목을 받으면서 제품 개발 속도에 마케팅을 집중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이 방식을 통해 납품 기일을 50일로 단축했고, '핫 로트(긴급 주문)'은 15일 만에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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