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특사 "레바논, 31일까지 헤즈볼라 무장해제 계획 발표"

기사등록 2025/08/26 23:57:06

"전쟁이 아닌 설득…이스라엘도 대응안 준비 중"

[베이루트=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시리아 특사로 활동 중인 톰 배럭 주튀르키예 미국대사는 레바논 정부가 오는 31일(현지 시간)까지 무장정파 헤즈볼라에 대한 구체적인 무장 해제 계획을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배럭 특사가 26일 베이루트 대통령궁에서 기자회견 중인 모습. 2025.08.26
[서울=뉴시스] 문예성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시리아 특사로 활동 중인 톰 배럭 주튀르키예 미국대사는 레바논 정부가 오는 31일(현지 시간)까지 무장정파 헤즈볼라에 대한 구체적인 무장 해제 계획을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 현지 매체 와이넷에 따르면, 배럭 특사는 26일 베이루트에서 조제프 아운 레바논 대통령과 면담한 뒤 기자회견을 열고 “이는 전쟁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헤즈볼라가 자발적으로 무기를 내려놓도록 유도하는 외교적 절차”라고 강조했다.

배럭 특사는 이어 “레바논의 계획안이 접수되면 이스라엘 측도 이에 대한 대안을 제시할 것”이라고 전했다.

모건 오르테이거스 미국 중동특사 대리 역시 “레바논은 말이 아닌 실질적인 행동으로 헤즈볼라 무장 해제를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하며, “이스라엘은 모든 조치에 동등하게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는 지난해 11월 휴전 합의에 서명했지만, 이스라엘은 레바논 남부를 중심으로 공습을 이어가고 있다. 이스라엘 측은 헤즈볼라가 합의를 위반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레바논 정부가 이를 방관한다는 점도 문제 삼고 있다. 반면 레바논은 이 같은 주장을 부인하면서 “이스라엘이 휴전 협정을 위반하고 레바논 주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맞서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올해 말까지 헤즈볼라 무장 해제를 완료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따라 레바논 정부는 이달 초 군에 지시를 내려 모든 비국가 무장 단체의 무기를 몰수하고, 국가가 무기 독점권을 확보하는 계획을 마련하라고 명령했다.

이 가운데 헤즈볼라는 정부 방침에 반발하며 “이를 강행한다면 레바논에 남아 있는 생명은 없을 것”이라며 강력히 위협했다. 이 과정에서 아운 레바논 대통령과 헤즈볼라 간 갈등도 심화되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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