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또 다른 타코(TACO)?’…"중국 유학생 2배인 60만 명까지 확대”

기사등록 2025/08/26 15:35:17 최종수정 2025/08/26 16:28:24

이번 주 중국 무역대표 리청강, 워싱턴에서 USTR 대표 등 회담 예정

트럼프, 미국산 대두 수입 4배 늘리라고 촉구한 상황과 관련 여부 주목

“휴스턴 공항, 中 유학생 70시간 이상 ‘작고 어두운 방’에서 조사” 주장도 나와

[워싱턴=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2025.08.26.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이민과 유학생 단속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25일(현지 시각) 갑자기 중국인 유학생을 60만 명까지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2023∼24학년도 미국에서 공부하는 중국 학생은 30만 명 미만이었다. 인도가 전년 대비 23% 증가한 33만 1602명으로 중국을 앞지르고 1위를 차지했다.

트럼프가 허용하겠다고 밝힌 60만 명은 현재 인원의 2배 가량이다.

 ◆ 왜 지금 中 유학생 확대했는지는 안 알려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중국과 좋은 관계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하며 시진핑 주석이 그를 중국으로 초대했다고 재차 강조하면서 이 같은 유학생 확대 수치를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학생들의 입국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며 “중국 학생들의 입국을 허용할 것이며 60만 명의 학생들이 입국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유학생이나 이민자에 대한 강경책이 지속되는 가운데도 중국 유학생들이 미국에 오는 것을 환영하며 그들이 머무르고 미국 기업에 채용되는 것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왜 중국에 대한 유화책을 내놓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 中 무역대표 방미, 대두 수출 등 현안 관련 주목

다만 중국의 국제무역담판대표인 리청강 상무부 부부장이 이번 주 미국을 방문해 무역 전쟁 휴전 후 첫 번째 무역협상을 시작한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리 부부장은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과 만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중국과의 무역협상 90일 유예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중국이 미국산 대두 수입을 4배 늘리라고 촉구한 바 있다.

미국대두협회(ASA)는 19일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서 중국과 상당한 규모의 대두 구매 협정을 확보하는 무역 협정을 체결할 것을 촉구했다.

협회는 7월 말 기준 중국은 9월 시작되는 차기 시즌에 대한 물량 예약을 자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미국 대두 농부들은 최대 고객과의 장기적인 무역 분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라고 호소했다.

리청강 부부장의 방미 협상에서도 미국산 대두 수입이 주요 현안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중국에게 미국산 대두 수입을 늘리도록 하기 위해 유학생 카드를 꺼내들었을 경우 트럼프에게는 또 하나의 ‘타코(TACO·Trump Always Chickens Out.)’ 사례가 될 전망이다.

타코는 트럼프가 협상에서 높은 수준의 요구를 했다가 불리함을 알고 물러서는 것을 비유하는 말이다.

  ◆ "中 유학생 입국 70시간 조사" 주장

트럼프의 유학생 확대 발언은 주미 중국 대사관이 학생들에게 미국 입국 시 목적지를 휴스턴으로 선택할 때 신중하게 하라고 권고한 직후 나왔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6일 전했다.

중국 대사관은 중국 학생이 휴스턴 조지 부시 인터콘티넨털 공항에서 세관을 통해 미국에 입국할 때 불합리한 검사를 받았으며 전자 기기를 검사받았다며 부당한 심문과 괴롭힘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대사관측은 한 학생은 80시간 이상 자유가 제한되거나 아무 이유없이 추방당했다고 밝혔다.

지난주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중국 학생들이 미국 입국 수속 중 70시간 이상 검사를 받기 위해 ‘작고 어두운 방’으로 옮겨졌다고 밝혔지만 휴스턴인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작고 어두운 방’은 중국에서 흔히 쓰이는 속어로 미국 세관 및 국경 보호국의 2차 검사를 위한 방을 뜻한다.

지난주 국무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6000명이 넘는 외국인 유학생의 비자가 취소됐다고 밝혔다.

또한 체류 기간 초과, 범죄 행위, 모든 형태의 테러 활동 참여 등 추방 가능한 범죄 혐의에 대해 5500만 명 이상의 미국 비자 소지자를 심사한다고 발표했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이 5월 중국 유학생들에게 발급된 비자를 공격적으로 취소하겠다고 밝힌 지 몇 주 만에 이러한 성명을 발표했다.

비자 취소 대상에는 중국 공산당과 관련이 있거나 중요한 분야를 공부하는 학생들도 포함된다.

3월에는 중국 국적자가 미국에서 발급하는 주요 학생 비자를 받지 못하도록 하는 광범위한 법안이 미국 하원에 발의되었다.

휴스턴이 위치한 텍사스는 공화당이 다수인 주인 동시에, 중국, 러시아, 이란, 북한의 시민이 텍사스주 내 공립 대학에 지원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을 제출했다.

공화당 성향의 또 다른 주인 오하이오주는 4월 ‘외국의 영향력’을 억제하기 위해 중국을 언급한 법안을 통과시켰다. 중국 교육부는 올해 오하이오에서 유학하기 전에 보안 평가를 실시하라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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