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만나면 해결' 트럼프 장담, 9일 째 공염불"-NYT

기사등록 2025/08/26 08:48:28

푸틴과 회담 뒤 "3자회담과 안보 보장에 동의했다"

러 "회담 의제 없다, 안보 보장에 참여해야" 반박

친근한 모습 과시했던 김정은과 회담 성과 없던 일 상기

[앵커리지=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5일(현지 시간) 미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의 앨먼도프-리처드슨 합동군사기지에서 공동 기자회견하면서 악수하고 있다. 트럼프는 회담 직후 푸틴이 우크라이나와 회담 및 서방의 안보 보장에 동의했다고 주장했으나 러시아가 이를 차례로 반박했다. 2025.8.26.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 5월 자신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직접 만나기 전에는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노력이 진전되지 않을 것으로 장담했다.

이와 관련 미 뉴욕타임스는 트럼프가 알래스카에서 푸틴을 직접 만난 지 9일이 지난 25일(현지시각) 현재 종전 노력이 진전되는 조짐이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푸틴을 만난 직후 푸틴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직접 만나고 이후 자신과 3자회담을 할 것이라고 시사했다. 그러나 어떤 회담 일정도 잡히지 않았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이 지난 24일 미 NBC와 인터뷰에서 “의제가 전혀 준비돼 있지 않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유럽 지도자들에게 푸틴이 우크라이나에 평화유지군을 허용하기로 동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러시아는 자신들이 직접 우크라이나 안보 보장에 참여해야 한다고 요구해 여우에게 닭장을 지키라는 식의 주장을 폈다.

트럼프는 25일 우크라이나에 대한 안보 보장 방안을 묻는 질문에 “아직 구체적 논의가 시작도 안됐다”고 답했다.

트럼프와 푸틴의 만남은 7년 전 트럼프와 김정은의 만남을 연상시킨다.

당시 트럼프는 김정은과 친근한 모습을 과시했고 회담은 방송용 장면들로 가득했다. 그러나 진전은 없었다. 북한은 핵무기를 포기하기는커녕 보유량을 크게 늘렸다.

트럼프는 이제 푸틴이 진지한지 아닌지를 2주 안에 알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몇 달 전 푸틴에게 전투를 멈추라며 정했던 것과 같은 시한이다.

2주는 트럼프가 결과를 요구할 때 사용하는 표준 단위며 외교든 새 건강관리 계획이든 마찬가지다. 시한은 언제든 연장될 수 있다. 

트럼프는 우크라이나 문제와 관련 항상 빠져나갈 구멍을 남겨둔다. 평화가 없을 수도 있고 미국이 뒤로 빠지고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싸우도록 놔둘 수도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푸틴과 젤렌스키를 협상 테이블로 이끌 수는 있지만 그들을 합의하게 만들 수는 없다고 말함으로써 중재가 실패했을 경우에 빠져나갈 길을 마련해둔다.

그로 인해 미국이 우크라이나 전쟁 중재에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가 불분명해지는 문제가 생긴다. 단순한 중재자에 그칠지, 아니면 우크라이나를 자유롭고 독립된 국가로 남게 할 것인지를 분명히 하지 않는 것이다.

지난주 트럼프는 우크라이나를 자유롭고 독립된 국가로 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안보 보장 틀을 만들 것이며 미군의 역할은 지상군이 아닌 정보와 공중 지원에 그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가 말한 안보 보장은 그러나 미국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이 아닌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공격을 받으면 방어하겠다고 약속하는 성격이다. 이는 트럼프는 물론 조 바이든 전 대통령조차 반대했던 일이다.

우크라이나인들이 미국의 안보 보장을 미심쩍어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우크라이나는 1994년 미국, 영국, 러시아로부터 확실하지 않은 안보 보장을 받는 대가로 소련 붕괴 뒤 남아 있던 핵무기를 포기했었다.

트럼프는 푸틴이 서방의 우크라이나 안보 보장을 이해하고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 주말 러시아는 나토 국가들이 우크라이나에 병력을 주둔할 수 없으며 자신들이 안보군의 일부가 돼야 한다고 조건을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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