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 모디 총리·시진핑 주석 회담
"지정학적 경쟁 속 양국 실용적시도"
[서울=뉴시스]이승주 기자 = 미국의 관세 공세가 인도와 중국 간의 관계 개선으로 이어지며 양국의 의약품 협력 확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모양새다. 최근 미국은 인도에 5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21일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가 인용한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지난 19일(현지 시간) 인도 외무부는 중국과 무역 및 투자 흐름을 촉진하기 위한 전문가그룹을 구성해 구체적인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중국은 이달 말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중국 방문을 앞두고 인도에 대한 희토류 수출을 승인했다. 모디 총리는 톈진에서 열리는 상하이협력기구 정상회담에 참석해 시진핑 주석을 만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희토류, 비료, 의약품 등이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인도와 중국은 지난 2020년 접경 분쟁 지역인 히말라야 라다크에서 무력 충돌로 인해 관계가 경색됐다. 그러나 최근 양국은 전날 접경 3개 지점에서 향후 교역을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부과 압박이 인도와 중국 관계 회복의 계기가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도 제품에 25%의 상호관세를 부과하고,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이유로 오는 27일부터 추가 관세 25%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인도와 중국 사이의 상호 불신이 여전히 깊지만, 최근의 외교적 협력 제안은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와 지정학적 경쟁 속에서 영향력을 얻으려는 인도·중국 양측의 실용적인 시도를 시사한다"고 전했다.
국제신용평가기관인 피치는 미국의 인도에 대한 50% 관세에 가장 많이 노출된 분야로 의약품을 뽑았다. 미국은 인도 전체 의약품 수출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인도의 최대 의약품 수출국이다.
피치는 "의약품은 최신 관세 라운드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의약품에 대한 상당한 관세는 주요 제약사들 경영상의 하방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한국바이오협회 관계자는 "인도는 미국의 오랜 동맹국이자 아시아 지역에서 중국의 영향력에 대응하고 있었다"며 "그런 인도가 미국의 50% 관세 부과와 더불어 의약품 분야 품목별 관세 부과를 앞두고 그간 라이벌 관계에 있던 중국과의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도와 중국 간 정상회의 이후 세계 최대 제네릭의약품 및 원료의약품 수출국인 양국 간 무역 및 투자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양국 간 관계 개선이 의약품 공급망 강화 및 제조 투입 비용을 낮추데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의약품 분야는 양국의 주요 무역 상품으로 인도는 의약품을 만들 때 필요한 원료의 65~70%를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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