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방적 강의' 갇힌 한국 대학…"혁신적 교육방법 활용" 교원 47%뿐

기사등록 2025/08/21 14:13:56 최종수정 2025/08/21 17:34:23

KEDI '대학교육 혁신의 숨은 동력' 보고서

"세대·고용 형태별로 맞춤형 지원 필요해"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서울 소재 의과대학 의학도서관의 모습. 2025.05.09.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정예빈 기자 = 인공지능(AI)과 가상현실(AR) 등 다양한 기술 발전으로 에듀테크 역시 발전하고 있지만 혁신적인 교육 방법을 사용하는 대학 교원은 절반이 채 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이 강의식 교육에서 벗어나 다양한 교육 방법을 사용하기 위해선 행·재정적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1일 한국교육개발원(KEDI)이 공개한 '대학교육 혁신의 숨은 동력: 동료교원과 인센티브' 보고서에 따르면 일반대학 교원 3639명을 조사한 결과 혁신적 교육방법을 자주 활용한다는 응답은 47.3%에 불과했다.

혁신적 교육 방법은 전통적인 강의식 교육을 넘어 학생들의 참여, 팀 기반 학습, 거꾸로 학습, AR·VR 기반 에듀테크를 활용한 개인 맞춤형 수업 등이 해당한다. 단순 지식전달이 아니라 학생들이 직접 참여하고 협력하면서 역량 키우도록 하는 것으로 전통적인 방식과 차이가 있다.

조사 결과를 보면 주당 업무시간의 48.7%를 교육에, 22.6%를 연구에 사용해 주로 업무시간의 70% 이상을 교육과 연구에 사용하고 있지만 그 방식은 전통적 교육 방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혁신적 교육 방법 활용 빈도를 교원 개인별 특성별로 보면 20대 교원의 경우 활용 빈도가 71.4%였지만 60세 이상은 47.5%에 그쳤다. 또 교육계열 교원은 50.6%로 나타난 데 비해 자연계열은 34.8%에 머물렀다.

대학 특성별로도 혁신적 교육 방법을 자주 활용하는 비율은 교육 관련 인센티브가 잘 마련된 곳이 54.8%, 그렇지 않은 곳은 39.1%였고 대학 본부의 교육 혁신이 잘 되는 곳은 58.1%, 그렇지 않은 곳은 41.2%로 차이를 보였다.

또 교원의 지위에 따라서도 혁신적 교육방법 활용에 차이를 보였다. 정년 트랙 교원의 경우 교육활동 비중과 혁신적 교육 방법 활용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들은 대학 본부 주도의 혁신이 강할 때에도 교육에 활용하는 시간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특히 인문·자연 계열이고, 국공립·대규모·수도권 대학에 재직하며 직급이 조교수에서 교수로 올라갈수록 활용도가 낮아졌다.

연구를 진행한 김지하 한국교육개발원 선임연구위원은 "(국립대는) 인력을 채용하거나 학과를 구성할 때 교육부의 승인을 받아야 해 사립대보다 유연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며 "제도 변화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연구·교육 인센티브를 제공해 동료 교원 중심의 교육혁신을 활성화하고, 세대·고용 형태에 따라 발생하는 혁신적 교육 방법 수용 격차를 완화할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본부 주도의 하향식 접근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동료 교원 간 상호작용을 촉진하기 위해 개인 단위 인센티브를 넘어 집단 단위의 인센티브까지 포함하는 보상 체계를 구축해 교원의 교육혁신 참여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진 정년트랙 전임교원은 교육 방식 변화에 대한 기회비용과 위험부담을 높게 인식한다"며 "대학 차원에서 세대 및 고용 형태에 따른 맞춤형 역량 강화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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