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형 캐스퍼 EV 콘셉트카 '인스터로이드' 전시
레트로 아케이드 게임 선보여…"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와 소통"
"자동차 회사가 왜 게임을 만드냐는 질문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현대자동차는 오는 24일까지 독일 쾰른에서 진행되는 '게임스컴 2025'에 참가해 콘셉트카 '인스터로이드(INSTEROID)'와 이를 주제로 직접 개발한 레트로 아케이드 게임을 선보였다. 자동차 회사가 게임쇼에 단독 부스를 마련한 것도 이례적이지만, 직접 게임을 개발해 선보인 것은 더욱 파격적인 행보다.
◆자동차 회사가 '게임스컴'에 참가한 이유
현대자동차가 게임스컴에 참가한 것은 단순한 마케팅을 넘어선 전략적 선택이다. 게임이 단순 오락을 넘어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에게 중요한 일상 문화로 자리잡았고, 몰입감이 뛰어나 브랜드와 고객 간의 활발한 상호작용을 이끌어내는 효과적인 플랫폼이라는 판단에서다.
현대차의 게임 진출은 갑작스런 결정이 아니다. 이 관계자는 "현대차는 이미 몇 년 전부터 로블록스와 제페토 같은 게임 플랫폼에서 자동차 관련 체험 콘텐츠를 만들어왔다"면서 "특히 로블록스에는 '아이오닉 월드'를 운영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카트라이더, 아스팔트 레전드 유나이트, 그란투리스모 등 기존 게임들에도 현대차 모델들을 등장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 게임스컴에서 선보인 '인스터로이드 레트로 아케이드'는 기존 협업과는 차원이 다르다. 현대차가 국내 인디 게임 회사와 함께 게임을 개발했을 뿐만 아니라, 게임의 주인공이 되는 콘셉트카 '인스터로이드' 자체가 게임과 레이싱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했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기존에는 단순히 게임 안에 현대차 모델을 등장시키는 수준이었다면, 이제는 더 깊이 있는 스토리텔링을 통해 접근하고 있다"며 "단순한 광고 모델이 아닌, 게이머들이 좋아할 만한 고객 경험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게임과 자동차의 만남…콘셉트카 '인스터로이드'
게임스컴에서 전시한 인스터로이드는 현대차의 수출형 소형 전기차 캐스퍼 EV(해외명 인스터)를 기반으로 한 콘셉트카다. 차명은 '인스터(INSTER)'가 '스테로이드(steroid)'를 먹고 몸집을 키웠다는 개념에서 만들어졌다. 이 차량은 게임적 디자인 요소와 윙 스포일러, 휠 아치 공기 플랩 등을 추가해 역동적 이미지를 강화했다.
게임 역시 이 같은 스토리텔링을 충실히 반영했다. 게이머는 처음에 일반 캐스퍼로 시작해 게임 속에서 '인스터로이드 캔' 3개를 빠른 시간 내에 획득하면 인스터로이드로 진화하게 된다. 이후 2단계에서는 실시간으로 생성되는 선을 활용해 적을 가두며 미션을 완료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현대차는 게임스컴 기간 동안 가장 빠른 기록을 세운 게이머의 캐릭터를 실제로 게임에 적용해주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또한 차량의 승하차, 드리프트 등 다양한 상황에 맞게 개발된 '인스터로이드 유니크 사운드'를 체험할 수 있는 행사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이 콘셉트카에는 숨겨진 재미 요소들도 많다. '더 부스트'라는 캐릭터가 차량 안에 총 23개가 숨어 있는데, 23이라는 숫자는 마이클 조던의 등번호처럼 스포츠에서 상징적인 의미를 가진 숫자라는 점에서 착안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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