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경 3개 지역에서 교역 재개…왕이 방문 계기 합의 도출
20일 AP와 이코노믹타임스 등에 따르면 중국과 인도는 전날 양국 접경 3개 지점에서 향후 교역을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2020년 국경에서 벌어진 무력 충돌 이후 경색된 양국 관계 회복 일환이다.
이번 합의는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의 18∼19일 인도 방문을 계기로 이뤄졌다. 왕 부장은 이 기간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수바라마냠 자이샨카르 외무장관, 아지트 도발 국가안보보좌관 등을 만났다.
왕 부장은 전날 도발 국가안보보좌관과 제24차 중·인도 국경문제 특별대표회의를 개최했다.
해당 회의에서 양국은 이 같은 교역 재개 합의를 비롯해 ▲국경 지역 평화·안정 유지 중요성 재확인 ▲국경 문제 해결 프레임워크 모색 ▲경계 획정 전문가 그룹 결성을 통한 경계 협상 추진 ▲외교·군사 채널의 국경 관리 메커니즘 역할 발휘 ▲긴급 상황 시 중국의 수문 정보 공유 등이 담긴 10가지 사항에 합의를 이뤘다고 중국 외교부는 전했다.
양국은 일련의 회담을 계기로 국경 교역 재개 외에 직항 항공편 연결, 관광객 및 사업가, 언론 등 비자 발급 활성화 등에도 합의했다. 2026년부터 카일라쉬-마나사로바 지역 순례 규모도 확대하기로 했다.
아울러 내년에 중국에서 제25차 중·인도 국경문제 특별대표회의를 열기로 했다.
올해 양국 수교 75주년을 맞아 기념행사 준비에도 협력하기로 했다. 아울러 2026년 인도, 2027년 중국의 브릭스(BRICS) 정상회의 개최도 상호 지원하기로 했다.
인도와 중국은 2020년 접경 분쟁 지역인 히말라야 라다크에서의 무력 충돌로 관계 경색을 겪었다. 당시 충돌로 인도 군인 20명과 중국 군인 4명이 숨졌다. 양국은 최근 들어 관계 회복을 모색해 왔다.
왕 부장은 이번 방중 기간 "지난 몇 년의 관계 후퇴는 양국 국민 모두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라며 "국경 지역에서의 안정 회복에 고무를 느낀다"라고 했다. 모디 총리는 성명을 통해 국경 평화 유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아울러 "양측은 국경 문제를 신중하게 관리·처리해야 하고 이견이 분쟁으로 바뀌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양측은 장기적 관점에서 양국 관계를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오는 31일 톈진에서 열리는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인 점을 들면서 "시진핑 국가주석과 회담을 위해 중국을 방문하는 것을 매우 기대한다"고도 밝혔다.
왕 부장은 "국경 문제에 있어 우리는 상시적인 관리 통제를 실시하고 국경 지역의 평화·안정을 유지하면서 민감한 지점을 적절히 처리하고 조건이 갖춰진 지역에서 경계 설정 협상을 시작한다는 데 새로운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인도 관계에 기복을 겪었고 그 경험과 교훈은 기억할 가치가 있다"면서 "양측은 서로가 동반자이지 적이 아니라는 올바른 입장을 견지하고 신중하게 이견을 관리해 국경 분쟁이 양국 관계의 큰 틀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왕 부장은 또 "전면적이고 심도 있는 소통을 통해 양국 관계 측면에서 우리는 각 영역의 대화 메커니즘을 재개하고 상호이익과 호혜협력을 심화하며 다자주의를 견지하고 글로벌 도전에 공동으로 대응하면서 일방적인 괴롭힘에 반대한다는 데 의견 일치를 이뤘다"면서 미국의 패권주의에 반대한다는 데 양국이 동의했음을 시사했다.
이날 인도 방문을 마친 왕 부장은 파키스탄을 방문해 오는 22일까지 이샤크 다르 부총리 겸 외교장관과 전략대화를 개최한다. 왕 부장의 파키스탄 방문은 약 3년 만으로 인도에 이어 파키스탄을 방문하는 것은 앙숙이자 지난 4월에도 무력 충돌을 겪은 양국 간 균형을 고려한 외교 행보로도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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