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아리랑 뗏꾼, 고려인 사회에 고향의 노래를 전하다”

기사등록 2025/08/17 08:41:51

광복 80주년 기념 ‘한국 문화의 날’ 맞아 고려인 후손들과 만남

카자흐스탄 알마티 메가센터 야외무대에서 ‘한국 문화의 날’ 기념행사로 ‘정선아리랑 갈라’ 공연이 지난 16일 펼쳐지고 있다.(사진=정선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정선=뉴시스]홍춘봉 기자 = 강원 정선아리랑문화재단(이사장 최종수)이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정선아리랑 뗏꾼’ 공연을 선보이며 해외 동포와 감동의 시간을 나눴다.

재단은 13일과 16일 두 차례 공연을 통해 고려인 후손들과 함께 광복 80주년 ‘한국 문화의 날’을 기념했다.

이번 공연은 정선아리랑의 세계화 프로젝트인 ‘세방화(世方化)’ 사업의 일환이다. 지난 6월 에스토니아 타르투시에서 뮤지컬 ‘아리아라리’를 올린 데 이어, 이번에는 아리랑 디아스포라의 중심지인 카자흐스탄에서 고려인 사회와 교류하며 의미를 더했다.

행사는 카자흐스탄 고려민족중앙회(AKNC)의 초청으로 마련됐다. 양 기관은 지난 4월 업무협약을 체결했으며, 이번 공연은 협약 이후 첫 공식 교류 자리였다.

첫 무대는 13일 카자흐스탄 국립 고려극장에서 열렸다. 고려극장은 독립운동가 홍범도 장군이 관리인으로 일했던 곳으로, 1937년 스탈린 정권의 강제이주 이후 고려인의 삶과 아픔이 깃든 공간이다.

공연에 앞서 홍범도 장군을 기리는 다큐멘터리가 상영됐고, 이어 정선군립아리랑예술단의 ‘뗏꾼’ 공연이 펼쳐져 현지 관객의 눈시울을 적셨다.

두 번째 공연은 16일 알마티 메가센터 야외무대에서 열렸다. ‘한국 문화의 날’ 기념행사의 하나로 마련된 이번 무대에서는 ‘정선아리랑 갈라’ 공연과 함께 다양한 한국문화 체험 프로그램이 이어졌다. 관객들은 전통 아리랑 선율과 역동적인 무대에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카자흐스탄의 고려인들은 일제강점기 러시아 연해주로 이주한 조선인의 후손이다. 1937년 스탈린의 강제이주 정책으로 약 17만 명이 중앙아시아로 끌려갔고, 그 과정에서 5만여 명이 목숨을 잃는 비극을 겪었다.

오늘날 이들은 2세, 3세로 이어지며 현지에 뿌리내리고 있다. 이번 공연은 그들에게 고향의 노래, 아리랑을 다시 만나는 순간이었다.

공연을 관람한 고려인 3세 한 관객은 “아리랑을 듣는 순간, 할머니가 들려주던 고향 이야기와 풍경이 떠올라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최종수 이사장은 “이번 공연은 고려인 후손들에게 위로와 자긍심을 전하고, 잊혀진 정체성을 되새기는 계기가 됐다”며 “앞으로 정선아리랑이 세계 각지 동포와 지역을 잇는 문화의 연결고리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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