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희롱 해임에 '위법수집증거' 주장…대법 "형사소송 아냐"

기사등록 2025/08/17 09:00:00 최종수정 2025/08/17 09:16:24

서울대, 교수 계정 알아내 의혹 조사

1심 "위법수집증거"…해임 처분 취소

대법 "행정소송 증거능력 부정 안돼"

대법원 전경.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장한지 기자 = 성희롱 발언 등으로 해임된 전직 서울대 교수가 해임 과정에서 정보가 위법하게 수집돼 징계처분이 취소돼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행정소송에서는 위법수집증거라도 증거능력이 부정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노경필 대법관)는 서울대 서어서문학과 교수 출신 이모씨가 교원소청심사위원회를 상대로 낸 해임처분취소청구기각결정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이씨는 2011년 9월부터 서울대 교수로 근무하다 성희롱, 성폭력 의혹과 5편의 논문에 대해 연구부적절 행위 의혹이 불거지며 서울대 인권센터 조사와 교원징계위원회(징계위) 심의 끝에 2019년 8월 해임됐다.

징계위 심의 결과에 따르면, 이씨는 2016년 학생에게 "남자친구를 사귀려면 허락을 받아야 한다" "헤어진 사실을 지도교수에게 알리지 않은 것은 예의가 아니다" "남자친구와 1박2일 여행을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같은 해 서어서문학과 회식 후 대학원생들에게 '지도교수 옆에 그림자처럼 붙어서 서빙하는 등 선배에 대한 처신과 지도교수에 대한 예의에 신경 써야 한다'는 취지의 단체 이메일을 보낸 것으로 조사됐다.

이듬해에는 학회 참석을 위해 간 스페인에서 학생과 술자리를 하며 학생의 허벅지를 손가락으로 만지거나 팔짱을 끼라고 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씨는 징계위 해임 처분에 불복해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이의신청을 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이 사건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서울대 인권센터가 이씨의 서울대 포털 계정 비밀번호를 알아내 일부를 캡처하는 방식으로 증거를 확보해 적법절차원칙을 준수하지 않았다며 해임 처분을 취소하는 판결을 내렸다.

1심은 "인권센터 조사결과는 위법한 방법에 따라 수집된 증거에 따른 것이고 인권센터 전문위원은 편파적인 조사를 하고 증거의 위법한 수집을 방조했다"며 "중대한 절차적 위법이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2심은 이 사건 해임 처분의 수위나 징계의 양정이 잘못되지 않아 해임 처분 결정이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며 1심 판단을 뒤집었다.

대법원은 형사소송법에서 정한 위법수집증거 배제법칙이 행정소송에 그대로 적용된다고 볼 수 없다며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

대법원은 "형사소송에서의 위법수집증거라 하여 행정소송에서 당연히 증거능력이 부정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인권센터의 조사에 절차적 하자가 있다거나 이 사건 처분이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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