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사고 법정 선 의사 5년간 연평균 38명, 1심 무죄 28.6%"

기사등록 2025/08/14 16:46:31

복지부,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보고서 공개

2019~2023년 업무상과실치사상 판결 172건

"연평균 752명"이라는 의료계 주장과 차이

35%는 1심 벌금형, 정형외과·성형외과 많아

"필수의료 특례 만드려면 구체적 분석 필요"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지난 2월 21일 서울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환자가 이동하고 있다. 2025.02.21.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정유선 기자 = 의료사고로 형사재판에 넘겨져 유·무죄 판결을 받은 의사가 연평균 약 38명 가량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또 1심 기준으로 무죄 판결 비율은 30%도 되지 않았다.

14일 보건복지부 홈페이지에 공개된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의 '국민중심 의료개혁 추진방안에 관한 연구' 보고서에는 이 같은 의료사고 사법 리스크 현황 분석 내용이 담겼다.

연구진이 직접 법원 판결문을 찾아서 분석한 결과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가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기소돼 2019년∼2023년 판결을 받은 사례는 172건으로 집계됐다. 피고인 수는 총 192명(의사 170명·치과의사 12명·한의사 10명)이었다.

연평균으로 보면 1년에 34.4건 꼴로 의료 사고 관련 판결이 나온 것이다. 의료인 수로 치면 연평균 38.4명이다.

지난 2022년 대한의사협회 산하 의료정책연구원은 '의료행위의 형벌화 현황과 시사점' 연구를 통해 '2010년부터 2019년까지 업무상 과실치사상죄로 기소된 의사 수가 연평균 752명'이라고 소개한 바 있는데, 이와 큰 차이를 보인 것이다.

이와 관련해 보사연 연구진은 의료정책연구원이 해당 통계에 의사 외 전문직 종사자도 포함한 데다 입건돼 수사를 받고 있는 단계인 '피의자' 수를 재판에 넘겨진 인원으로 잘못 집계하는 오류를 범했다고 지적했다.

보사연 연구진이 기소 사례로 파악한 192명의 1심 재판 결과를 보면 벌금형이 67명(34.9%)으로 가장 많았다. 무죄 55명(28.6%), 금고형 집행유예 44명(22.9%), 금고형·징역형 각 8명(각 4.2%), 징역형 집행유예 4명(2.1%), 선고유예 4명(2.1%), 벌금형 집행유예·공소기각 각 1명(각 0.5%)이 뒤를 이었다. 가장 빈번한 벌금형은 500만원이었다.

진료 과목은 정형외과(15.6%)가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은 성형외과(15.1%), 내과(10.9%), 신경외과·치과(각 6.3%), 산부인과(5.7%), 한방의료(5.2%), 응급의학과·마취통증의학과(각 4.7%), 소아청소년과(3.6%), 외과(3.1%) 순이었다.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 시민사회 단체 활동가들이 지난 3월 5일 서울 종로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에서 '의료사고 안전망 강화를 위한 시민사회 입장 발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5.03.05. kgb@newsis.com

피고인이 근무한 병원 규모별로 보면 병원 95명, 의원 46명, 한의원 9명, 종합병원 8명, 상급종합병원 5명, 치과병원 6명, 치과의원 3명, 요양병원 2명 등이었다.

피고인의 근무 형태는 봉직의 104명, 개원의 74명 등으로 나타났다.

피해 유형은 신체적 손상이 60.4%로 가장 많았고 사망 사례는 38.5%를 차지했다. 신체적 손상 중 피해의 경미함을 제시하는 건수는 3건에 그쳤다.

전체 사례 중 합의금이 지급된 경우는 18.8%에 그쳤고 40.6%의 사례에선 감정서가 증거 요지에 기재되지 않았다.

이번 연구에 약식 기소·명령 사례가 담기지 않은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 수사 시작부터 판결 확정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형벌화 현황을 이해하려면 수사재판기록까지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게 연구진 설명이다.

아울러 연구진은 "의료행위를 필수의료와 필수의료가 아닌 행위로 구분하여 필수의료에 형사처벌의 특례를 적용하고자 한다면 주요 진료 항목별로 사건의 경위, 과실 유형 및 피해의 정도, 유무죄 여부, 양형 등을 구체적으로 분석해 이를 기초로 관련 논의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며, "후속 연구를 한다면 연구의 범위를 최소 10년 이상의 판결문으로 확대하는 것이 적절해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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