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 외교장관 "한미동맹 확대해야…북미 대화, 트럼프 리더십 기대"(종합)

기사등록 2025/08/14 12:07:35 최종수정 2025/08/14 14:04:23

원자력·조선·AI·바이오 등 한미 간 기술 동맹 필요성 강조

정부 고위관계자, 주한미군 감축 가능성에 "크게 주목하지 않아"

[서울=뉴시스] 김명원 기자 = 조현 외교부 장관이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내신 기자단 대상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5.08.14. kmx1105@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준호 유자비 기자 = 조현 외교부 장관은 14일 "한미 동맹을 넓게 확대하고 깊이 있게 만들어서 미래형 포괄적 동맹으로 만들어 나가는 것이 지금 여러 가지 도전적인, 변화하는 국제 질서를 맞이해서 우리가 한미 동맹을 잘 활용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이날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말하면서 "이번 (한미)정상회담도 그런 방향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조 장관은 "시각을 멀리 갖고 한미 동맹을 한번 살펴보면 한미동맹은 방위, 안보 이런 것이 있었고 그다음에 한미 FTA를 통해서 우리 경제를 비약적으로 도약시킬 수 있었다"며 "그런데 이제 세계가 많이 발전, 변화하고 전략적으로도 탈냉전 이후의 질서가 바뀌고, 기술의 발전이 빠르게 되고 있기 때문에 한미 간에 기술 분야의 협력을 통해서 이러한 국제 질서의 변화를 잘 극복해 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미 동맹의 범위를 확장할 기술 분야로 조 장관은 "원자력, 조선, AI(인공지능), 퀀텀, 바이오"를 지목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첫 한미정상회담에서 논의할 안보 의제에 관해선 "전략적 유연성이나 동맹의 현대화 문제들은 지금 정상회담을 앞두고 실무에서 아주 긴밀하게 협의하고 협상하고 있다"면서도 "현 상황에서 협상이 진행이 되고 있기 때문에 상세한 내용을 말씀드리는 건 부적절한 것 같다"고 했다.

한미 안보 분야 협상과 관련해 정부 고위관계자는 "지금 북한의 핵과 미사일의 고도화 그리고 북한이 러시아와 군사 동맹까지 갔고 중국의 경우도 빠르게 발전을 하면서 함의 투사가 여러군데서 이뤄지고 서해에서조차 우리 눈에 거슬리는 것들이 나오고 있다"며 "이럴 때 어떻게 우리 방위력을 높이고 평화를 지켜나갈 것인가 ,이 기회에 미국과 협력을 해서 우리의 국방력을 업그레이드 시키는 것이 저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고위관계자는 "지금 겉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이 무리한 요구를 한국에만 하는 건 아니지만, 우리가 내주는 거 아니냐 수세에 몰린 거 아니냐 그렇게 볼 수 있는데 그렇지 않다"면서 "이번 기회를 잘 활용하면 기회를 오히려 좋은 도전을 기회로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주한미군 감축을 시사한 발언에 대해 정부 고위관계자는 "주한미군사령관이 자기 의견을 얘기한 것인데 크게 우리가 주목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 대통령이 취임 후 정상회담을 갖기 위한 순방으로 미국 보다 일본을 먼저 방문하는 이유에 대해 정부 고위관계자는 "이번에 대통령께서 일본 가시고 미국 가시면 미국 내에서 가지고 있던 또는 잘못 입력된 우리 정부에 대한 편견이 일거에 깨끗하게 사라지리라고 생각한다"며 "그것이 바로 실용외교"라고 했다.

다만 이 고위관계자는 "한국이 어떤 역할을 하고, 일본과 멀티트랙으로 좋은 관계를 맺어가고 미국과는 미래형 포괄적 동맹을 강화시켜 가겠지만 조정자 역할을 하는 건 아니다"라며 "한국 외교에 잘못된 것이 자신에 대한 과대평가다. 최선을 다해서 외교를 하지만 내가 하는 외교가 전세계에 나가서 조정자 역할을 하고 그러기에는 우리는 기본적으로 힘이 딸린다"고 했다.

조 장관은 북미 간 대화를 위한 실질적인 물밑 작업이 진행 중인지를 묻자 "마침 오늘 김여정의 담화도 있었고, 북한과 미국 간의 대화가 어떻게 지금 진행되고 있느냐, 이것은 저희가 면밀하게 미국과 공조 속에서 준비 상황을 협의해 나가고 있지만 이런 상황을 뭐라고 특정지어서 말씀드리기는 곤란하다"고 했다.

북한이 비핵화 협상을 거부하고 있고, 미국 조야에서 북한과 핵군축 협상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에서 우리 정부의 북한 비핵화 원칙에 대해 조 장관은 "북한이 이제 핵 보유국으로서 미국과 대화를 한다면 그런 자격을 가지고 그걸 받아들이라는 식으로 나올 것"이라며 "그러나 현재까지 미국은 북한이 핵을 보유할 수 없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미국과 북한이) 여러 가지 '밀당'이 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이어 "제가 미국에 갔을 때 루비오 국무장관과 백악관의 여러 참모들을 만났을 때 한 얘기는 지금의 상황이 뭔가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데는 트럼프 대통령의 리더십이 필요한 것 같다, 그런 걸 기대한다는 얘기를 했고 저의 그런 지적에 대해서 상당히 호의적으로 받아들였다고 생각한다"며 "현재 진행 상황은 일단 트럼프 대통령의 리더십으로 뭔가 될 것을 기대한다"고 했다.

이와 관련, 정부 고위관계자는 "완벽하게 비핵화를 전제로만 협상을 할 수 없듯이 핵보유국으로 인정하고 핵군축 협상을 할 수도 없을 것"이라며 "접점을 찾아서 협상을 시작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한일 관계 관리 방안으로 경제, 안보 협력의 투트랙 접근 방식이 현실성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한일 관계는 변화하는 국제 질서, 동북아 질서 또 경제 안보 상황에 관해서 한일 간의 긴밀하게 소통하고 대화하고 필요한 협력을 해 나가야 한다"며 "과거사 이슈는 잊지 않고 우리가 꾸준하게 인내심을 가지고 협의해 나가겠다"고 했다.

아울러 대(對)중 관계에 대해선 "중국과는 근본적인 차이도 있고 또 그러나 그런 차이를 극복하고 일정 부분 협력도 해야 될 필요가 있다"며 "수시로 협의하고 왕이 외교부장의 방한도 꼭 순서, 격식을 따져서 하는 것이 아니라 그때그때 필요하면 서로 상호 방문도 하는 방향으로 실용적으로 접근해서 한중 관계를 잘 관리해 나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왕이 중국 외교부장의 방한을 기다리지 않고 선제적으로 중국을 방문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중·일·러 4강 대사를 비롯해 상당수 재외공관장이 공석인 상황에 대해 정부 고위관계자는 "대통령실에 신속한 인사 필요성을 말씀드렸고 이에 따라서 매우 주도면밀하게 작업을 하고 있다. 전문성 그리고 적합성 등 여러 가지를 검토하고 있다"며 "(외교)공백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나, 저희가 할 수 있는 직원 보강을 빠르게 했다. 내부 문제니까 다 밝혀드릴 수 없지만 이미 보강을 위해 고위직 직원이 추가로 파견된 곳도 있다"고 전했다. 

APEC 정상회의에 비회원국인 북한을 의장국 자격으로 초청할 가능성에 대해 고위관계자는 "외교는 현실에 기반해서 해야 한다"면서도 "아주 조심스럽게 관계부처와 협의해 나가고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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