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硏 "CPTPP 수준 한일 FTA 체결 시 대일 무역수지 적자 확대"

기사등록 2025/08/13 11:00:00

'한일 FTA 추진 시 영향과 시사점' 보고서

협정 체결로 석화·자동차 관세 즉시 철폐

대일 수출 비중 큰 석유제품 이미 저관세

일본과 수입 경쟁…韓 산업 피해 대비 필요

[평택=뉴시스] 김근수 기자 = 7일 경기 평택항 부두 야적장에 수출입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2025.08.07. ks@newsis.com

[세종=뉴시스]손차민 기자 = 보호무역주의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에서 한일 자유무역협정(FTA)의 필요성이 증가하는 가운데,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수준의 FTA가 체결될 경우 대(對)일본 무역 적자가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산업연구원은 13일 이런 내용의 '한일 FTA 추진 시 예상되는 영향과 시사점'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한일 FTA가 추진된다면 참고 가능한 협정 사례로 CPTPP를 제시한다. CPTPP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에 비해 시장 개방 수준이 높고 제조업을 중심으로 관세율이 즉시 철폐되는 품목의 범위가 넓다는 특징이 있다.

CPTPP 개방 수준으로 한일 FTA가 추진된다면 한국의 대일본 수입 100대 품목 가운데 우리 측 관세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되는 유관세 품목은 54개다.

이들 품목의 대일본 합산 수입액은 연평균 227억 달러(2022~2024년 기준) 수준으로 전체 대일 수입액의 45.5%를 차지한다.

대부분 석유화학 및 전자 산업의 원료와 중간재, 그리고 일부 자동차에 해당하는 품목들이다.

한일 간의 수입 관세는 현재 RCEP을 통해 10년 이상의 장기간에 걸쳐 감소할 예정이다. 만일 한일 FTA가 CPTPP 수준에서 추진될 경우엔 이들 품목 대부분이 협정 체결 즉시 관세가 철폐되고 이로 인한 수입 증가가 예상된다.
[세종=뉴시스]한국의 대일본 상품 무역 추세 그래픽이다.(사진=산업연구원 보고서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반대로 한국의 대일본 수출 100대 품목 가운데 일본 측 관세를 인하할 수 있는 유관세 품목은 총 24개에 그친다.

이들 품목에 대한 한국의 대일본 수출 규모는 최근 3년 연평균 110억 달러 수준으로 대일본 수출의 37.1% 수준이다.

한국의 대일본 수출 품목 중 프로필렌 및 플라스틱 제품 등 일부 품목에서 즉각적인 관세 인하 및 수출 증대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한국의 대일본 수출에서 가장 비중이 큰 석유 제품군의 경우 현재 일본 측 수입 관세율이 1%대 이하로 이미 낮다는 점에서 한일 FTA가 추진되더라도 수출 증대 효과는 제한적이라고 보고서는 내다봤다.

이에 CPTPP 수준의 한일 FTA 추진 시 대일 무역수지 적자가 커질 수 있으므로 대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한일 FTA 체결에 따른 무역수지 적자 확대가 가져올 영향에 대한 정확한 평가를 비롯해, 일본으로부터의 수입 경쟁으로 발생할 수 있는 국내 산업·기업 피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평택=뉴시스] 김근수 기자 = 7일 경기 평택항 부두 야적장에 수출용 차량들이 놓여 있다.2025.08.07. ks@newsis.com

다만 보고서는 무역수지의 감소는 한일 FTA가 가져올 여러 영향의 한 측면일 뿐, 이것만으로 한일 FTA 추진 여부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한일 FTA를 통해 기업·소비자 등의 생산 및 소비 활동, 경제적 후생에 미칠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한일 FTA를 한일 경제협력 정책 패키지의 실효성을 전반적으로 제고하기 위한 통상 정책 수단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도 강조한다.

최정환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한일 FTA는 한일 제조업 분업구조와 재편되는 글로벌밸류체인 안에서 양국의 공급망 안정화에 기여하고 주요 신통상 의제의 협력을 촉진하는 제도적 장치가 될 수 있다"며 "한일 양국 사이에 발생할 수 있는 경제적 갈등에 대한 사전 예방 및 완충 장치의 역할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세종=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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