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력 고갈 된 울산 선수단에 자유·책임 강조
지난해부터 50경기 이상 뛴 김영권엔 '일주일 휴가'
'반대발 윙백' 파격 기용…'전술 변화'도 적중
울산은 지난 9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25라운드 홈 경기에서 후반27분 터진 루빅손의 결승골로 제주SK FC에 1-0 승리했다.
성적 부진으로 물러난 김판곤 감독의 후임으로 지난 5일 울산 사령탑으로 선임된 신태용 감독은 홈에서 치른 울산 데뷔전에서 웃었다.
2012년 성남 일화(현 성남FC)를 마지막으로 K리그를 떠났던 신 감독은 13년 만인, 4634일 만에 복귀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부임 4일 만에 잠자던 울산을 깨운 신 감독이다.
이 경기 전까지 울산은 리그 7경기(3무 4패)와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코리아컵을 포함해 공식전 11경기 연속 무승(3무 8패) 부진에 허덕였다.
마지막 승리가 지난 5월24일 김천 상무(3-2 승)전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했다.
한국과 인도네시아 각급 대표팀을 지낸 신 감독은 울산의 부진 원인으로 빡빡했던 일정을 꼽으며 선수들이 정신적, 육체적으로 여유를 찾는 데 집중했다.
선수들 기량은 이미 검증됐으나, 제 기량을 내기 힘든 환경에 처해 있었단 게 신 감독의 판단이었다.
울산 사령탑 데뷔전이었던 중요한 경기에 베테랑 중앙 수비수 김영권에게 과감하게 휴식을 준 게 대표적이다.
김영권은 지난해부터 쉬지 않고 K리그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코리아컵 그리고 클럽월드컵까지 50경기 이상을 소화하고 있었다.
신 감독의 제주전 전력 누수에도 김영권에게 일주일 휴가를 허락했다. 웬만한 강심장이 아니고서야, 내리기 힘든 결정이었다.
신 감독은 울산이 부진할 때 유지해 온 스리백을 그대로 제주전에 사용했다.
대신 '오른발잡이' 최석현을 '왼쪽'에, '왼발잡이' 조현택을 '오른쪽' 윙백으로 기용했다. 이른바 반대발 윙백을 운영한 것이다.
이는 두 명의 중앙 미드필더를 수적으로 보좌하기 위한 변화였다. 윙백들이 자주 안으로 들어와 이진현, 고승범과 거리를 좁혀 경합 과정에서 우위를 점했다.
또 최석현과 조현택이 대각선으로 치고 들어가며 과감하게 오버래핑을 시도해 공격 숫자를 늘리는 데도 도움이 됐다.
아울러 전임 감독 체제에서 핵심 플레이메이커였던 보야니치를 선발에서 제외했다.
보야니치가 공을 소유하는 데 강점이 있지만, 공수 전환에서 템포가 늦은 단점이 있다. 반면 이진현은 반 박자 빠른 전진패스로 공격의 속도를 높였다.
실제로 울산은 전체 패스에선 제주(500개)보다 적은 444개를 기록했으나, 결정적인 찬스로 이어지는 키 패스에선 12대 1로 크게 앞섰다.
물론 한 골 차 신승에도 첫술에 배부를 순 없었다.
호흡을 맞추는 데 시간이 부족해 부분 전술 등에서 엇박자가 났다. 또 상대 진영에서 마무리의 정교함이 떨어졌다.
다만 이 부분은 괴물 골잡이 말컹이 적응 단계에 있고,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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