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에너지부' 신설, 이번주 윤곽…환경·산업 융합은 숙제로

기사등록 2025/08/10 07:00:00 최종수정 2025/08/10 08:24:24

국정위, 이달 13일 정부 조직 개편안 발표

최근 '기후환경에너지부' 방안으로 가닥

산업부 에너지실 및 에너지 공기업도 이관

[서울=뉴시스] 김명원 기자 = 이한주 국정기획위원장이 지난달 13일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 한 카페에서 열린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조승래 대변인, 오른쪽은 박홍근 기획분과장. (공동취재) 2025.07.13. photo@newsis.com
[세종=뉴시스]성소의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의 대표 공약 중 하나였던 기후에너지부 조직 개편안의 윤곽이 이번주 드러날 전망이다.

10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국정기획위원회는 오는 13일 이재명 정부 국정과제와 함께 정부 조직 개편안을 발표한다.

조직 개편안에는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 중 하나였던 '기후에너지부' 신설안도 포함될 것으로 전해졌다.

기후에너지부는 기후위기 대응과 에너지 전환을 연계할 부처가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에 기반해 구상된 조직이다. 현재 기후 정책은 환경부가, 에너지 정책은 산업통상자원부에서 담당하는 구조로 이원화 돼있다.

국정위는 당초 환경부의 기후탄소정책실과 산업부의 에너지실을 합쳐 별도 부처를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최근 환경부가 산업부의 에너지실을 흡수하는 '기후환경에너지부'로 개편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기후에너지부는 환경부와 산업부 중 어느 부처가 주도권을 잡느냐에 따라 방향성이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다. 산업부 주도의 기후에너지부는 에너지 안보와 산업 경쟁력 강화에 무게가 실리고, 환경부 주도의 경우 온실가스 감축 등 기후 대응이 중심이 될 가능성이 크다.

국정위도 이 같은 차이를 고려하며 논의를 이어온 끝에 기후환경에너지부 안으로 최종 결론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기후위기 대응이라는 당초 취지에 부합하려면 '산업 진흥' 성격이 강한 산업부보다 환경부 중심의 개편이 적합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환경부가 기후환경에너지부로 개편되면 에너지 수급 관리를 비롯한 주요 에너지정책 전반을 직접 관할하게 된다. 한국전력공사와 같은 산업부 산하 에너지 공기업들도 환경부로 넘어오게 될 가능성이 크다. 반면 산업부는 통상·산업정책 중심 조직으로 축소된다.

기후환경에너지부 개편안이 발표되더라도 풀어내야 할 숙제들이 적지 않다.

산업계에서는 규제 중심의 정책에 익숙한 환경부가 에너지·산업 진흥을 제대로 해낼 수 있겠냐는 우려를 걷어내지 않고 있다. 에너지 정책은 인공지능(AI), 자동차 등 산업 전반과도 깊게 연관돼있는데 '기후위기 대응'을 최우선으로 하는 부처에서 에너지 정책을 맡는 것이 적합하냐는 것이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도 인사청문회에서 산업부에서 에너지 부문이 분리되는 것에 대해 "걱정된다"며 사실상 반대 의사를 나타낸 바 있다.

반면 기후환경계에서는 기후환경에너지부가 산업 진흥에 치우친 부처로 전락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환경부가 에너지 중심 부처로 개편되면 탄소 감축이나 자연 보전이라는 본연의 목표는 희석될 수 있다는 것이다.

녹색연합은 지난달 5일 성명을 내고 "(새 부처의) 최우선 목표는 관련 산업 진흥이 아니라 기후위기 대응이어야 한다"며 "그동안 산업 정책의 부수적인 부분에 불과했던 기후 정책을 정부 운영의 중심에 배치하고, 부문별 분산됐던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책 지향점이 태생적으로 다른 산업부와 환경부가 유기적으로 결합할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상당하다. 환경부 관계자는 "환경부가 기후와 에너지 중심 조직으로 확대되면 자연 보전이나 물관리와 같은 환경부 고유의 업무들은 상대적으로 소외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기후에너지부, 기후환경에너지부 안 외에 '제3의 안'이 발표될 가능성도 없진 않다.

김성환 환경부 장관은 지난 4일 기자 간담회에서 "국정위에서 1안(환경부에 산업부 에너지실을 합쳐 '기후환경에너지부'로 만드는 방안)과 2안(환경부 기후탄소정책실과 산업부의 에너지실을 묶어 별도 부처를 신설하는 방안)을 만들었고, 그 외의 안으로 결정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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