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태풍·극한 강수 앞으로 수백 년 동안 지속
[포항=뉴시스]안병철 기자 = 탄소중립만으로 강력한 태풍과 폭우를 막기 어렵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포스텍(포항공과대학교) 환경공학부 민승기 교수와 문민철 연구원 연구팀은 기후 시뮬레이션을 통해 탄소중립을 실현해도 수백 년 동안 강한 태풍과 폭우가 지속된다고 7일 밝혔다.
연구팀은 전 지구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기후 모델을 이용해 '탄소중립'과 '탄소감축' 두 가지 시나리오에서 400년 동안의 변화를 시뮬레이션했다.
탄소중립 시나리오는 온실가스 배출을 0으로 하고 탄소감축은 이미 공기 중에 있는 이산화탄소까지 제거하는 좀 더 적극적인 방식으로 진행됐다.
그 결과, 북반구에서는 태풍 개수가 줄어든 반면, 남반구에서는 증가해 태풍 활동이 비대칭적으로 바뀌었다. 이러한 현상은 300년 동안 지속됐다. 더 큰 문제는 육지에 상륙하는 태풍 하나하나의 강도와 상륙 시 쏟아지는 비의 양이 크게 증가했다는 점이다.
반면, 탄소감축 시나리오에서는 비대칭적인 태풍 분포는 200년 만에 해소됐고, 태풍의 강도와 극한 강수 현상도 눈에 띄게 완화됐다. 이는 단순히 탄소 배출을 멈추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이미 대기에 축적된 이산화탄소를 적극적으로 줄여야 기후 재난을 근본적으로 막을 수 있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민승기 교수는 "탄소중립을 달성하더라도 강력한 태풍과 극한 강수 위험은 수 세기 동안 지속될 수 있다"며 "이를 막기 위해서는 탄소감축과 같은 적극적인 기후 대응 전략과 지역 맞춤형 대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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