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폭우에 집 잠겼다…"언제든 또" 공포, 트라우마 사투

기사등록 2025/08/07 13:22:58 최종수정 2025/08/07 13:58:28

광주북구정신건강센터, 수해 신안동서 심리상담

사흘 간 상담 필요자 2명 발굴…우울·불안감 호소

전문 기관 연계도…"집단 트라우마 우려, 상담 꼭"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광주 북구 보건소 직원들이 7일 오전 광주 북구 신안동 신안교회 주변에서 수해 피해 회복을 위한 찾아가는 심리상담 서비스를 안내하고 있다. 2025.08.07. leeyj2578@newsis.com
[광주=뉴시스]이영주 기자 = "또 쏟아지면 정말 그때는…"

426.4㎜ 기록적 폭우로 침수 피해를 입은지 보름여 만에 197㎜ 집중호우가 덮친 광주 북구 신안동 주민들의 심중에 '폭우 트라우마'가 새겨졌다.

긴급 심리 상담에 나선 기관은 트라우마를 호소하는 주민을 발굴해내 다른 전문 기관에 연계하는 등 수해 피해를 입은 곳을 중심으로 한 정신적 관리가 필요해 보인다.

7일 광주 북구에 따르면 광주북구정신건강복지센터(센터)는 지난 5일부터 이날까지 북구 신안동 일대에서 '수해피해 회복을 위한 찾아가는 심리상담소'를 운영 중이다.

주민들이 폭우로 인한 정신적인 피해를 호소할 수 있다는 의견에 긴급하게 현장 상담에 나선 것이다.

심리상담소에는 북구 보건소 직원 2명과 센터 직원 2명 등 총 4명이 하루 4시간 동안 상주하고 있다. 상주 과정에서는 신안동 일대를 돌면서 수해를 입은 주민들을 발굴, 정신적 피해를 호소하는지 살피고 상담을 권유하고 있다.

특히 지난 사흘 동안 침수 피해가 극심했던 서암대로 100번길 일대를 돌면서 상담 필요 여부를 물었다.

센터는 상담 과정에서 트라우마를 호소하는 주민 2명을 발굴했다. 이 주민들은 고령에 주택이 모조리 침수됐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었다.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광주 북구정신건강복지센터 직원들이 7일 오전 광주 북구 신안동 신안교회 주변에서 수해 피해 회복을 위한 찾아가는 심리상담 서비스를 안내하고 있다. 2025.08.07. leeyj2578@newsis.com
폭우 당시에는 대피할 힘이, 폭우가 지나간 뒤에는 마을을 떠나 이사할 여력이 부족한 상태였다. 집이 침수됐다는 현실에 대한 절망감과 우울감에 대한 지수도 높게 나와 일상생활에 대한 지장이 큰 것으로 파악됐다.

주민들은 끝나지 않은 여름에 대한 불안감을 호소하기도 했다. 지난달 426.4㎜ 기록적 폭우에 이어 보름여 만에 다시 197㎜ 폭우가 내린 탓에 '언제든 폭우가 내릴 수 있다'는 공포감을 느낀 것이다.

이중 한 주민은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돼 다른 기관으로 연계되기도 했다.

센터는 사흘여 짧은 운영 기간 동안 발굴된 두건의 사례에 우려감을 표했다. 이미 '폭우 트라우마'가 신안동 일대에 만연한 것이 아닌지 염려되지만 현재 주민들은 대부분 피해를 수습하는데 전념하고 있다.

주민들이 정신적인 고통을 실감하지 못하고 지나칠 수 있는 상황에 훗날 이 같은 고통이 쌓여 더 큰 고통으로 분출될 수 있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장소영 광주 북구보건소 정신건강팀장은 "신안동 일대를 중심으로 많은 주민들이 침수 피해를 입은 만큼 관련한 정신적인 피해를 호소하는 주민도 많을 수 있다. 훗날에는 집단적인 트라우마를 호소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며 "늦기전에 전문적인 상담을 통해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도록 관리를 받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북구는 신안동에서 상설 운영 중인 북구정신건강복지센터를 통해 수해 관련 정신건강 상담을 지속적으로 이어갈 방침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leeyj2578@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