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고용 쇼크·韓 증세 여파…원달러 향방은

기사등록 2025/08/04 09:55:25 최종수정 2025/08/04 11:14:24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1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코스피가 전 거래일보다 126.03포인트(3.88%) 내린 3119.41에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2.45포인트(4.03%) 하락한 772.79,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4.4원 오른 1401.4원에 마감했다. 2025.08.01. kch0523@newsis.com


[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원·달러가 10원 넘게 떨어지며 하루 만에 1380원대로 재진입 했다.  미국 고용 쇼크로 달러 가치가 급락한 가운데 국내 세제 개편에 따른 외국인 투자심리 위축은 원화 약세로 작용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미국의 금리 인하 가능성과 국내 증시 불안 속에서 환율이 1370~1410원 사이에서 한동안 높은 변동성을 보일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4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30분 현재 원·달러는 전일(1401.4원) 대비 13.1원 내린 1388.3원에 거래 중이다.

이날 환율은 전거래일 대비 11.4원 하락한 1390.0원에 거래에 나서 곧바로 낙폭을 확대했다. 원·달러는 지난 1일 2달 반 만에 처음으로 1400원대에 오른 바 있다.

환율 급변 배경에는 미국의 9월 금리 인하 기대에 따른 달러 약세가 있다. 이달 1일(현지시각) 발표된 7월 미국의 비농업 일자리는 전월비 7만3000명 증가해 전문가 전망(10만명)을 크게 밑돌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고용 상황이 최근 석 달 새 크게 나빠졌다는 통계에 대한 책임을 물어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임명한 노동부 당국자가 숫자를 조작했다고 주장하며 해고했다.

연준 이사들의 혼란도 달러 약세 압력으로 나타났다. 7월 FOMC(공개시장운영위원회)에서 금리 동결에도 월러와 보먼 이사가 인하 소수의견을 피력한데 다 쿠글러 이사도 돌연 사임했다.

쿠글러 이사는 연준 대 대표적인 매파 인사로 분류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비둘기파적 성향의 후임 인사를 임명할 경우 연준 내 금리 인하 목소리를 더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런 상황들은 그대로 금리 인하 기대를 높였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준의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은 일주일 전 61%에서 이날 89%까지 올랐다.

이 같은 기대감은 달러 가치를 급격하 끌어내렸다.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의 상대적 가치를 의미하는 달러지수(DXY)는 1일 100선을 웃돌다가 이날 98선 중반대로 뚝 떨어졌다.

하지만 국내 요인은 원화 약세를 부추기고 있다. 특히 최근 발표된 세법 개정안이 외국인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지난달 31일 정부는 양도세 대주주 기준을 50억원에서 10억원으로 조정하고, 증권거래세의 인상됐고, 배당소득 분리과세 최고세율이 35%를 골자로 세제개편안을 발표했다.

시장의 기대치를 밑도는 것으로 평가되면서 외국인과 기관의 증시 이탈로 이어졌다. 지난 1일 코스피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7100억원과 1조1000억원 가량을 물량을 내던졌다.

전문가들은 연준의 9월 금리 인하 기대에 따른 달러값 약세와 증시에서의 외국인 움직임에 따라 환율이 한동안 높은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이민혁 국민은행 연구원은 "미국 고용 쇼크에 따른 달러 급락은 환율 하방에 기여했지만, 관세로 인한 한국 수출 둔화 우려와 세제 개편안 실망에 따른 증시 부진은 원화에 부정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약달러와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매 동향 주시하며 등락할 것"이라며 이번 주 환율 예상 범위를 1383~1391원으로 봤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이번주 원·달러 예상범위를 1370~1410원으로 제시하며 "세제 개편 불확실성과 미국 고용쇼크 등에 따른 국내 주식시장 추이가 환율을 크게 좌우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9시 35분 현재 코스피는 전일대비 6.74%오른 3126.15에, 코스닥은 0.83% 상승한 779.23에 거래 중이다. 외국인은  각각 370억원과 429억원을 팔아치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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