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팀장, 스마트도시 사업 성과로 정부 표창 11회 수상
양산을 스마트도시로 바꾼 30년 행정 혁신의 설계자
사회적약자 서비스·산불감지 특허 등 혁신 사례로 주목
[양산=뉴시스] 안지율 기자 = 경남 양산시에서 스마트도시 사업을 이끌어온 공무원이 대통령 표창을 비롯해 국무총리 표창, 청백봉사상, 장관 표창, 도지사 표창 등 무려 11회의 정부 표창을 수상하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수상자는 양산시 정보통신과 스마트도시팀 양장은(56) 팀장으로 2001년 양산시로 발령받은 이후 공간정보와 스마트도시 관련 업무를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다. 그는 이전까지 10년 넘게 기상청에서 일기예보 업무를 담당한 경력이 있다.
양 팀장은 대한민국 신지식인 인증을 취득하며 행정 혁신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이후 다양한 경진대회에서 국무총리상과 장관상 등 다수의 기관상을 수상하며 전문성과 성과를 인정받았다.
특히 2023년에는 ‘사회적약자 스마트 위치관리 서비스’가 정부 혁신 최고사례로 선정되며 전국적인 관심을 끌었다. 해당 서비스는 사회적 약자의 안전을 위한 위치 기반 기술을 활용한 것으로, 실효성과 공공성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양 팀장은 '지능형 자동산불감지시스템'을 개발한 발명자이기도 하다. 이 기술은 산불 발생 시 자동으로 감지하고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재난 대응 분야에서 실질적인 효과를 인정받아 양산시의 안전 인프라 강화에 기여했다.
2일 양 팀장의 지속적인 노력이 어떻게 양산의 발전을 이끌었는지, 그 숨은 이야기를 들여다본다.
◆공간정보 기반 행정혁신, 양산시의 패러다임을 바꾸다
2001년 양산시에 첫발을 내디딘 양 팀장은 다양한 분야에서 행정 혁신을 직접 기획하고 추진해왔다. 그의 손에서 탄생한 서비스들은 단순한 개선을 넘어 행정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전환점이 됐다.
특히 2006년에는 전국 최초로 공간정보와 행정정보를 연계한 '공간적 의사결정지원시스템'을 구축했다. 항공사진, 지적도, 도시계획도, 수치지형도 등 다양한 공간정보와 토지대장, 건축물대장, 인구통계자료 등 분야별 데이터베이스를 통합해 인터넷 기반의 통합조회 시스템을 구현한 것이다.
이 시스템은 행정업무의 과학화를 실현하며 전 직원이 손쉽게 정보를 검색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했고, 그 결과 행정처리 속도와 정확도는 획기적으로 향상됐다.
◆전국 최초 '스마트 경로당' 구축…노인 복지의 새로운 모델 제시
양 팀장은 2012년 전국에서 유일하게 양산시의 모든 경로당을 '스마트 경로당'으로 탈바꿈시켰다. 고령화가 가속되며 매년 증가하는 노인 의료비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자, 그는 노인의 기초건강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첨단 복지시스템의 필요성을 포착했다.
이에 따라 정보통신기술에 소외된 노인들의 생활공간인 경로당에 정보기술(IT)을 접목해 혈당·혈압·소변 분석 등 친화형 건강검진과 치매검사 시스템을 구축했다. 측정된 건강정보는 보건소와 실시간으로 공유되며, 인터넷과 문자 메시지를 통해 가족에게도 전달되는 구조를 갖췄다.
이 시스템은 경로당을 중심으로 한 노인 건강관리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며 '풀뿌리 복지국가' 실현에 기여했다. 현재 양산시의 모든 경로당(330개)에 스마트 시스템이 적용돼 있으며, 회원 수는 약 1만명에 달한다.
이 중 1000명 이상의 건강이상자가 조기에 발견돼 의료비 절감과 사회적 비용 절감에 큰 효과를 보였다. 정부는 이 서비스의 필요성을 인정해 2020년부터 '스마트빌리지' 사업의 일환으로 전국 지자체에 확산 중이며, 해당 서비스는 자치정보화 대상 경진대회에서 국무총리상을 수상하며 그 우수성을 입증했다.
◆노후 도서관을 과학 놀이터로…어린이 3D과학체험관 조성
양 팀장은 2013년 사용되지 않던 노후 도서관을 리모델링해 어린이 3D과학체험관으로 탈바꿈시켰다. 과학에 대한 호기심과 꿈을 키워줄 공간을 직접 기획하고, 도비 지원을 받아 현실화한 것이다.
이 체험관은 어린이들이 직접 보고, 만지고, 느끼며 과학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 잡았으며, 현재는 주말마다 200명 이상의 방문객이 찾을 정도로 시민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기후위기 대응 기술…'지능형 자동산불감지시스템 개발
기후변화로 인해 초대형 산불이 세계 곳곳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산불 예방은 국제적 과제로 떠올랐다. 이에 양산시는 즉각 대응 가능한 '지능형 자동산불감지시스템'을 기획했다. 지능형카메라와 열화상카메라를 접목한 이 시스템은 산불 발생을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됐으며, 양산시 자체 특허도 취득했다.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선도적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사회적 약자 위한 정보통신기술(ICT) 안전망…정부혁신 최고사례로 선정
양산시는 사회적 약자의 안전을 위해 ICT 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적용하며 정부혁신에 크게 기여했다. 그 중심에는 양 팀장이 직접 기획하고 제안한 '사회적 약자 무료 위치관리서비스'가 있다.
이 서비스는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 방범용 폐쇄회로(CC)TV를 활용해 통신요금 없이 운영되는 구조로 설계됐으며, 치매노인과 초등학교 저학년 등 사회적 약자에게 무료로 위치관리 서비스를 제공해 실종 예방에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고 있다.
사용자는 휴대용 태그에 고유 정보를 저장하고, 실시간 이동경로를 파악할 수 있다. 보호자는 스마트폰 전자지도를 통해 위치를 즉시 확인할 수 있으며, 학원·유흥가·집 등 특정 지점을 안심지역 또는 위험지역으로 설정해 진·출입 시 알림을 받을 수 있다.
이 시스템은 시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고, 중앙정부의 인정을 받아 부산시까지 확산되며 사회적 약자들의 실종 예방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또 치매 환자 중 홀로 사는 노인을 위한 ‘현관문 개폐 알림 서비스’도 직접 개발했다. 노인들의 특성상 새벽 시간대 무단 외출로 인한 실종을 예방하기 위해 현관문이 열릴 때 보호자에게 즉시 문자 알림이 전송되는 시스템을 구현했다. 이 서비스는 2023년 11월 정부혁신 최고사례로 선정되며 그 가치를 입증했다.
◆농촌 고령화 해법…'스마트 농기계 공유 플랫폼' 도입
양산시는 인구 고령화로 인한 농촌 일손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농기계·농지·빈집·창고 등 농촌 자원을 공유하는 '스마트 농기계 공유 플랫폼'을 기획하고 2024년부터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플랫폼은 농민과 도시민이 자원을 공유함으로써 농촌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귀농·귀촌 활성화를 통한 인구 유입을 증대하기 위한 목적을 갖고 있다.
농기계 소유자가 농지작업을 원하는 농민에게 직접 작업을 제공할 수 있도록 연결해주는 구조로, 농촌의 고령화에 따른 인력 부족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하고 있다. 또 빈집과 창고 등 유휴 자원을 도시민에게 공유함으로써 귀농·귀촌을 활성화하고, 도시민들이 양산시 농촌 정보를 쉽게 파악할 수 있는 디지털 정보의 장을 마련했다.
이 서비스는 지역정보화 우수사례 발표대회에서 행정안전부 장관상을 수상하며 그 혁신성과 실효성을 인정받았다.
◆디지털트윈으로 재난에 강한 스마트도시 구축
양 팀장은 여기에 멈추지 않았다. 양산시를 전국에서 가장 안전한 스마트도시로 만들기 위해 도시 전체를 디지털트윈화하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기상청에서의 기상예보 경험을 바탕으로 디지털트윈 정보와 기상 데이터를 접목한 악취예보 시스템, 집중호우 시 침수예측 시스템 등 다양한 안전 예측 기술을 구현했다. 이는 기후변화로 인한 재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었다.
도시의 모든 요소를 디지털로 복제하고, 실시간 데이터를 기반으로 위험을 예측·관리하는 이 시스템은 양산시를 미래형 도시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양 팀장의 공직생활은 30년을 넘었지만, 양산을 스마트도시로 혁신하려는 그의 열정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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