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입수 국무부 외교전문 “블랙호코 정비업무 근무 진술”
전문 “美 공무원과 외교관의 동행, 만남 등 지속적으로 감시”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미국 연방 정부 직원으로는 처음으로 중국에 입국한 뒤 출국을 금지당한 중국계 미국인은 군복무에 대해 집중적인 조사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타임스(NYT)는 4월 중순경부터 중국에서 출국이 금지된 상무부 특허상표청 소속 직원에 대해 중국 정보국 요원들이 미군 복무에 대해 물었다고 21일 보도했다.
NYT가 입수한 국무부 전문에 따르면 미국 시민인 이 남성에 대한 베이징 주재 미국 대사관에서 보낸 전문은 5월 2일자로 작성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겸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 등 관리들에게 전송됐다.
전문에 따르면 중국 공무원들은 4월 14일 쓰촨성 성도 청두에 머물던 이 남성의 여권, 신용카드, 휴대전화, 아이패드를 압수했다.
중국의 주요 정보기관이자 방첩기관인 국가안전부 소속 공무원들은 4월 22일 여권을 반환했지만 출국할 수는 없다고 통보했다. 그의 아내는 현재 미국에 체류 중이다.
전문에 따르면 상무부 직원은 결국 미국 외교관들에게 중국 관리들의 심문이 상무부 산하 기관인 특허상표청(USPTO)에서의 업무보다는 자신의 미국 군 경력에 집중됐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관리들에게 중국 원자력연구소에서의 초급 직책, 푸에르토리코 대학교에서 공학 석사 과정, 그리고 미 육군 복무 시절 블랙호크 헬리콥터 정비 업무 등에 진술했다.
그의 사건이 워낙 쟁점이 되어 미국 고위 외교관과 외교 안보 담당관이 청두로 가서 그를 만났다.
미국 외교관은 5월 1일 두 사람이 만났을 당시 엄중한 감시가 있었다고 전문은 전했다.
전문에 따르면 일행이 베이징에 도착한 후 미국 외교관은 대사관 근처에 있는 그 남자의 임시 숙소 옆에 있는 식당에 앉아 있는 동안 사람들이 그녀와 그 남자의 사진을 찍는 것을 보았다.
전문에는 “그는 자신의 전반적인 상황과 청두에 있는 중국인 친척들의 안전에 대해 점점 더 큰 우려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21일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제공할 정보가 없다. 중국은 법치국가이며 법에 따라 출입국 업무를 처리한다”고 대답했다.
전문은 그가 중국에 체류하는 동안 국가안전부가 그에게 압력을 가하는 비밀 작전을 엿볼 수 있게 해준다고 NYT가 전했다.
또한 중국 관리들이 그를 계속 감시하는 동안 미국 외교관들이 5월 초 청두에서 베이징으로 그를 송환하기 위해 노력한 사실도 드러났다.
이 남성의 상황은 워싱턴포스트(WP)가 20일 처음 보도한 뒤 알려졌다. WP는 “상무부 소속 직원이 비자 신청서에 자신이 미국 정부에서 일한다는 사실을 밝히지 않아 출국이 금지됐다”고 보도했다.
상무부 직원은 중국 정부가 출국을 금지한 수십 명의 미국 시민 중 한 명이지만 연방 정부 직원으로서는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NYT는 최근 몇 년 동안 중국 정보기관과 안보 당국은 소위 반체제 세력을 색출하기 위해 외국인과 그들의 중국인 동료들을 감시하고 구금할 수 있는 권한을 더욱 강화했다고 전했다.
웰스파고 은행의 직원인 또 다른 중국계 미국 시민인 마오천웨도 중국 출국이 금지됐다.
궈 대변인은 21일 브리핑에서 “마오천웨 여사는 중국이 처리 중인 형사 사건에 연루돼 중국 법 집행기관으로부터 법에 따라 출국 제한 조치를 받았다”고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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