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 스타일 상관없다"…혁신 강조한 구윤철, 취임사 대신 AI 토론회

기사등록 2025/07/21 16:05:28 최종수정 2025/07/21 18:26:23

취임 첫날 '기재부가 달라졌어요' 강연…AI·성과 거듭 강조

강연·질의응답 직원과 소통…"기재부부터 마인드 바꾸자"

"성과 못내면 역사의 죄인…AI시대 준비 잘했나 반성해야"

[서울=뉴시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1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부총리와 함께하는 혁신 첫걸음-기재부가 달라졌어요'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제공) 2025.07.2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 안호균 박광온 기자 = "보고할 때 형식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실질적인 아이디어가 중요합니다. 카톡(카카오톡)으로 편하게 하세요. 나는 낮에는 좀 졸고 밤에 일하는 스타일이다? 성과만 내세요. 그건 안따질게요. 현장에 가서 볼게 있다? 오케이. 전혀 상관 없어요. 가서 일 보세요."

21일 업무를 시작한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취임식은 이전과 달랐다. 취임 일성으로 '기재부가 바뀌어야 한다'는 구호를 내세운 만큼 취임사는 강연으로 대체됐고, 직원들과의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그리고 강연과 질의응답 시간 대부분을 할애해 논의한 두 가지 주제는 '인공지능(AI)'과 '성과'였다.

구윤철 부총리는 AI 등 신산업 분야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기재부부터 마인드를 완전히 혁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재명 정부 5년간 우리가 잘하면 (우리나라가) 어마어마하게 갈 수 있는데, 우리가 못하면 역사의 죄인이 된다는 생각으로 성과를 내고 효율을 높여야 한다"고 했다.

첨단산업 육성을 위한 정부 역할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설명했다.

구윤철 부총리는 "1995년 정부 예산이 49조9000억원이었는데 1994년 40조원 이상을 (들여) 광케이블을 깔겠다고 했다. 내가 그 때 전 부처의 모든 정보화 예산을 총괄했는데, 일본에 가니까 대장성에서 '한국도 미쳤다'고 했다. 왜 광케이블을 그 많은 도로에 깔겠다는 거냐. 일본은 구리선을 깐다고 했다. 그게 결정적으로 일본이 정보화 시대에 뒤지는 계기였다"고 소개했다.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5 국제인공지능대전에서 마음 AI 부스에서 관계자가 다양한 AI 로봇을 소개하고 있다. 2025.05.14. bluesoda@newsis.com

그는 "AI 시대를 어떻게 할 것이냐에 대해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 준비를 잘 했는가, 이걸 해야 한다고 주장을 했는가 반성을 해봐야 한다"고 짚었다.

피지컬 AI 영역에서 우리나라에게 기회가 있다는 비전도 제시했다.

구 부총리는 "LLM(거대언어모델)이건 딥시크(DeepSeek)건 머리는 잘 만들어 놨는데 몸통이 없다보니까 한계가 있다. 이게 대한민국의 미래다. 한국은 제조업 기반이 잘 돼 있다. AI만 잘 알아서 되는 게 아니다. 현실을 잘 알아야 한다. 몸을 조립할 때 어떻게 하면 잘하는지를 알아야 그걸 로봇에 학습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은 용접을 안해봐서 용접 로봇을 잘 만들어낼 수가 없다. 제조업이 잘 된 나라는 한국, 중국, 일본, 독일 정도다. 독일은 AI 혁신이 늦고 있다. 일본도 디지털 쪽에서 늦었다. 가장 우려되는 건 중국"이라며 "중국은 어마어마한 속도로 가고 있다. 한국도 빨리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1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부총리와 함께하는 혁신 첫걸음-기재부가 달라졌어요'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제공) 2025.07.2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AI에 대한 논의는 기재부 직원들과의 질의응답으로 이어졌다.

자신을 '주식회사 대한민국 신입사원'이라고 소개한 한 사무관은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에서 뭔가를 빠르게 받아들이고 성과를 낼 수 있는 노하우가 있는지 궁금하다"고 질문했다.

이에 구 부총리는 AI를 중국 상고사 연구에 활용한 사례, 주요 제조업에 적용한 사례 등을 소개하며 "AI가 툴(도구)이다. 가장 똑똑한 이 툴을 잘 활용하는 사람은 위너가 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개발해 놓은 AI가 많다. 그 AI 중에서 자기가 하는 일에 가장 맞는 AI를 찾는 게 1번이다. 그래서 그 AI를 커스터마이즈 시키고 필요하다면 조금 바꿔서 더 특화되게 가야 한다는 게 내가 AI를 보는 시각"이라고 덧붙였다.

기재부 직원들은 AI 혁신과 관련한 의견도 개진했다.

한 직원은 "일하는 생산성을 올리려면 업무 과정에서도 우리가 AI를 활용하는 부분들이 좀 늘어나야 할 것 같다. AI 전문가의 보강이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다른 직원은 "AI로 인해 업무하는 데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다만 한 가지 걱정되는 건 보안이다. AI 관련 교육을 하면서 추가적으로 보안 교육도 같이 진행이 됐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서울=뉴시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1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부총리와 함께하는 혁신 첫걸음-기재부가 달라졌어요'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제공) 2025.07.2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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