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수관로 143㎞ 대부분 시간당 배수용량 83㎜
수시간 지속되는 폭우에 배수 한계 드러내
하천 정비와 병행한 종합적인 계획 수립 필요
광주지역도 기후이상으로 인한 폭우가 빈번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18일 광주시에 따르면 전날 광주지역에는 426.4㎜의 비가 내려 1939년 이후 역대 최고 일강수량을 기록했다. 시간당 강수량도 남구지점이 17일 오전 11시 18분께 80㎜, 북구지점 76.2㎜(오후 4시 26분), 동구지점 75.5㎜(오전 11시 22분), 서구지점 66㎜(오전 10시 59분), 광산구지점 49.5㎜(오후 6시 17분)이다.
소강상태 없이 지속적으로 내린 비로 인해 광주지역에서는 2명이 실종되고 도로침수 288건, 건물침수 215건, 인명구조 145명 등 총 595건의 안전조치가 이뤄졌다. 도시철도 1호선 역사·철로 침수로 인해 21년만에 일부 구간 열차 운행이 중단돼 시민들이 퇴근길 큰 불편을 겪었다.
피해가 커진 원인은 빗물이 빠지는 배수로 덮개에 쌓인 쓰레기와 여름철 악취·벌레 등을 이유로 하수관로 배수구를 막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또 설비 20여년이 지난 열악한 하수처리 시설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전날 내린 426㎜의 역대급 폭우에 상무지구 도심 지역은 발목까지 차는 정도였지만 북구 신안동, 남구 백운동, 동구 학동 등 구 도심은 배수가 제 때 안돼 차량이 도로에서 고립되고 상가 등이 침수되는 등 막대한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광주시는 하수관로 배수용량을 88㎜로 늘리기 위해 지난 2019년부터 노후 하수관로를 중심으로 교체 공사를 추진하고 있지만 주민 민원 등으로 인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현재까지 교체가 완료된 구간은 36㎞이며 지난해 12월부터 18㎞ 구간 교체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나머지 89㎞ 구간도 설계 등을 거쳐 오는 2029년까지 완공할 계획이지만 수천억원에 이르는 예산 확보와 공사 불편으로 인한 주민 민원이 우려돼 쉽지 않은 상황이다.
빗물이 빠지는 하천 정비도 병행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전날에도 영산강·광주천·석곡천 주요 하천 범람 우려로 인해 305명이 인근 학교 등으로 긴급 대피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서울 등 타지역은 물난리 이후 시간당 100㎜ 배수를 목표로 하수관로를 보강하고 있지만 광주는 지하철 공사와 주민 불편 우려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비가 내리는 양상이 20여년전과 달라진 만큼 정확한 분석을 통해 종합적인 정비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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