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협은 16일 성명을 통해 "수 년째 비상식적 운영으로 지탄을 받고 있는 키움의 행보를 규탄한다. 선수와 팬을 실망시키고, 나아가 국내 프로야구 전체의 발전을 저해하는 행위를 그만둘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키움은 특정인에 의한 기형적 인사, 낙하산 채용 비리 의혹을 받고 있다. 이 의혹들의 손가락 끝은 모두 특정인 한 사람을 가리키고 있다"며 "구단 운영이 특정인 개인을 위해 파행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 수 년 동안 쉬쉬하다가 고름이 썩을대로 썩어 한꺼번에 터져버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키움은 올스타전 종료 이틀 뒤인 지난 14일 홍원기 감독과 고형욱 단장, 김창현 수석코치를 한꺼번에 경질해 야구계에 후폭풍을 몰고 왔다.
주축 선수들의 해외 진출과 외국인 선수 농사 실패 등으로 전력이 약해질대로 약해진 상황에서 구단이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감독에게만 떠넘긴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잇따랐다.
이후 이장석 전 대표의 딸이 공개 채용을 거치지 않고 지난해 여름과 겨울 두 차례 인턴으로 뽑혀 근무한 사실이 알려져 특혜 논란이 일었다.
이 전 대표는 구단 운영과 관련해 사기와 횡령, 배임 등 혐의로 지난 2018년 실형을 선고받았고,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영구 실격 처분도 받았다.
이 전 대표는 어떠한 형태로든 구단 운영에 개입하면 안되지만, 계속해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의혹이 끊이지 않고 제기됐다.
선수협은 "현재 한국 프로야구는 역대 최다 관중을 기록하며 사상 유례없는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고, 선수들은 매 경기 최선을 다해 경기에 임하고 있다"며 "이런 가운데 키움 구단의 행태는 시대를 역행한다. 특정인 한 명에 의해 구단 운영이 좌지우지되는 구시대적 운영 체계를 고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구단을 사유물로 인식하고 개인의 욕심을 채우기 위한 폐단이 지속된다면 한국 프로야구의 질을 떨어뜨리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며 현재 흥행 분위기에도 찬물을 끼얹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선수협은 키움의 인색한 투자와 열악한 인프라 문제에 대해서도 짚었다.
키움의 샐러리캡(총 연봉 상한제)이 평균을 한참 밑돈다고 지적한 선수협은 "이는 선수단 뎁스와 사기 저하로 이어져 성적 하락의 요인이 되고 있다"며 "수도 서울을 연고지로 두고 국내 유일의 돔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는 상징적인 구단이 선수를 팔아서 연명하고 있다는 오명을 듣고 있다. '승점 자판기'라는 조롱까지 나오는 현실은 매우 유감"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키움의 2군 팀인 고양 히어로즈 운영은 더욱 암울하다. 고양 선수단이 사용하는 고양 국가대표 야구 훈련장이 열악하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개선의 의지조차 없다"고 덧붙였다.
선수협은 마지막으로 "세간의 비판을 받아들여 반성하고 이제라도 구단의 기형적 운영 방향을 바로 잡아 정상화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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