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위 경제국 中, 대부분 유엔 기관 유리한 지위 터무니없어”
상원 인사청문회 “각 분야 미국의 지위와 발언권 회복 위해 노력”
“美, 183개국 분담금보다 많은 내는데 美 위해 투표 안해”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 이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임명됐다가 유엔(UN) 대사에 사실상 ‘강등’된 마이크 월츠가 중국 견제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중국이 여전히 개발도상국으로 취급되는 유엔을 개혁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유엔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1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월츠 대사 지명자는 15일 상원 외교위원회의 인준 청문회에서 중국의 영향력 확대에 맞서면서 비대하고 편애주의에 물든 유엔을 정비하겠다고도 했다.
그는 “세계 2위 경제국인 중국이 여전히 개발도상국으로 취급받고 있다는 점과 대부분의 유엔 기관이 여전히 중국에 유리한 지위를 부여하고 있는 것은 터무니없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유엔 시스템 전반에 걸쳐 인력을 전략적으로 배치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국제 기준을 설정하는 기관, 항공, 통신, 지적 재산권 등 모든 분야에서 미국의 리더십을 회복하고 세계 기구에서 강력한 발언권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월츠는 “트럼프 대통령의 리더십하에 계속해서 평화와 번영을 확산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하며 유엔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국무부가 국제기구에서 고위 및 중간 관리자 직책을 놓고 중국과 경쟁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사무실도 설립했다고 언급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국제개발처(AID)를 폐지하고 VOA(미국의 소리)와 같은 글로벌 미디어 매체의 축소가 의도치 않게 중국의 국제적 가시성을 높였다는 우려를 일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월 월츠를 유엔 대사에 지명했다.
당시 트럼프는 월츠가 예멘에서 진행 중인 미국의 군사 공격을 논의하는 시그널 앱의 그룹 채팅에 실수로 기자를 추가한 뒤 안보보좌관에서 전격 해임됐다.
월츠는 청문회에서 1945년 제2차 세계대전 종전 후 국제 평화와 안보를 유지하기 위해 설립된 유엔이 원래 사명에서 벗어났다는 주장도 펼쳤다.
그는 미국이 가장 큰 재정 기여국으로서 대부분의 유엔 회원국이 미국의 지원을 받고 있지만 미국의 이익에 맞춰 투표한 적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월츠는 미국의 분담금이 다른 183개국의 합보다 많다는 점을 지적하며 80개 이상의 기관이 자원을 낭비하는 중복된 임무를 하고 있는 것을 비판했다.
대만을 외교적으로 고립시키려는 중국의 시도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에 대한 질문에 월츠는 대만이 세계 무대에서 ‘의미 있는 참여’를 해야 한다는 미국의 지지를 거듭 확인했다.
그는 다만 미국은 오랫동안 ‘하나의 중국’ 정책을 고수해 왔으며 다른 지시가 없는 한 유엔 대사로 인준되면 그 정책을 실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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