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류현주 기자 = 쿠바의 한 장관이 "쿠바에는 거지가 없다"며 "거지처럼 위장한 사람들이 있다"고 발언해 비판이 일고 있다.
15일(현지 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마르타 엘레네 페이토 쿠바 노동부 장관은 지난 14일 국회 상임위원회 회의에서 빈곤 문제 해결 방안을 설명하며 "겉보기에 거지처럼 보이는 사람들을 보지만 그들의 손이나 옷차림을 자세히 보면 거지로 위장하고 있는 것"이라며 "그들은 진짜 거지가 아니고 쿠바에는 거지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교차로에서 유리창을 닦는 사람들은 "편한 삶을 살고 있고 그들이 버는 돈은 대부분 술을 마시는 데 쓰인다"고 주장했다.
쿠바는 미국의 제재와 경제 관리 부실, 코로나 19 확산 여파로 식량과 의약품 등 생활필수품과 전력 부족 등으로 최악의 경제 위기를 겪고 있다.
이로 인해 취약 계층은 더욱 늘어났으며 노인들이 길거리에서 구걸 하거나 쓰레기를 뒤지거나, 신호등 근처에서 차 유리창을 닦는 일이 점점 흔해지고 있다.
페이토 장관의 발언은 소셜미디어(SNS) 등 온라인을 통해 빠르게 확산됐으며 쿠바인들의 분노를 샀다.
이에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은 페이토 장관이 참석했던 국회 상임위원회 회의를 언급하며 "사회적 취약성 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 감수성이 부족한 태도는 매우 문제적"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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