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0.7% → 2024년 8.1% 감소
[서울=뉴시스]신유림 기자 = 커브가 메이저리그(MLB)에서 자취를 감추고 있다. 빠른 공 중심의 투구 트렌드가 자리잡으며 지난 5년간 2만 개 이상 줄어들었다.
AP통신에 따르면 2019년 10.7%였던 커브 구사 비율은 지난해 8.1%까지 떨어졌다. 그나마 올해는 소폭 상승한 8.5%를 기록 중이다.
산술적으로 계산했을 때 5년 전인 2019년에 비교해 2024년엔 커브가 2만2962개 줄어들었다.
MLB 30개 구단의 평균 커브 구사 비율도 하락세다. 심지어 올 시즌 애슬레틱스의 투수들은 전체 투구 중 커브 비율이 2.5%에 불과했다.
전체 투구 중 커브 비율이 28.1%에 달하는 탬파베이 레이스의 투수 셰인 바즈 역시 "요즘은 커브를 던지는 투수를 보기 어렵다"며 "대부분은 강한 스위퍼나 슬라이더를 선호한다. 스위퍼가 커브보다 훨씬 던지기 쉽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커브의 역사는 150년이 넘는다. 명예의 전당 헌액자이자 MLB 통산 145승을 달성한 캔디 커밍스가 1863년 바닷가에서 조개껍질을 던지다 커브의 원리를 깨달았고, 이를 실제 투구에 접목해 처음 발명했다.
커브의 평균 구속은 시속 129㎞로, 느린 구속에도 불구하고, 타자의 타이밍을 무너뜨리는 핵심 무기로 통한다. MLB는 물론, 전 세계 투수들에게 오랫동안 사랑받아 온 대표적인 변화구다.
하지만 2020년대 들어서 투수들의 철학이 달라졌다. 뉴욕 양키스 오마르 미나야 수석 고문은 "지금 선수들은 '잘 던지는 법'보다 '강하게 던지는 법'에 집중하고 있다"며 "스카우트들도 투구 다양성보다 구속에 더 주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애슬레틱스의 투수 코치 스콧 에머슨 역시 "요즘 야구는 가능한 세게 던지고, 가능한 한 많이 돌리는 게 전부"라며 "그런 흐름 속에서 '콘택형' 투수들은 설 자리가 없다"고 전했다.
강속구에 대한 집착은 수치로도 드러난다. 2008년 시속 160㎞ 이상으로 측정된 투구는 214개였지만, 2022년에는 3880개로 급증했다.
세대 교체도 커브 비율 감소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양키스의 에이스 우완 투수 게릿 콜은 "아마추어에서 빅리그로 올라올 때 구속만 보는 경향이 강하다. 결국 그게 돈이 되기 때문"이라는 최근 경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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