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광산구청장 "중앙 정치인과 인증샷 과시, 줄서기 급급"
"참 부끄러운 일, 권력자 아닌 시민 곁에 머무는 정치여야"
[광주=뉴시스]박기웅 기자 = 박병규 광주 광산구청장이 중앙 정치인과의 인증사진을 퍼 나르며 친분을 과시하는 더불어민주당 젊은 정치인들을 향해 "정치는 줄서기의 예술이 아니다"고 공개 비판했다.
민주당 소속 박 구청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선출직의 무게를 다시 묻는다"며 "유권자의 손으로 만들어진 그 자리에서 정치인이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 특정 유력 정치인과 함께 찍은 사진을 퍼 나르고 과시하는 모습은 참으로 안타깝고 부끄러운 일"이라고 밝혔다.
그는 "정당 내부의 경쟁과 지지는 민주주의의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당내 선거에 출마한 후보를 지지하거나 응원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당연한 정치적 행위지만 문제는 그것을 어떻게 표현하느냐, 그 방식과 태도에 있다"고 강조했다.
박 구청장은 "최근 지역 젊은 선출직 정치인들마저 중앙 정치인을 졸졸 따라다니고 '캠프에서 뭘 맡았다'고 과시한다"며 "행사장에서 옆자리를 선점하기 위해 자리다툼이 치열하다. 내세울 개인의 성과가 없으니 언론 노출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홍보 효과를 노리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하지만 정작 민생 현장에서는 그 얼굴을 찾아보기 어려운 일이 반복되고 있다. 당원과 시민이 누구를 지지해야 하는지 논리적 설명은 뒷전이다. 줄서기 집중하는 모습은 정치를 희화화, 민주주의를 피로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치의 본질은 '누구와 찍었는가'가 아니라 '누구와 함께 살아가고 있는가'에 있다. 정치는 줄서기의 예술이 아니다"며 "권력자에게 줄을 서는 정치가 아닌 시민 곁에 머무는 정치, 삶의 아픔을 함께 나누는 정치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치는 불의를 바로잡고, 고통 받는 사람의 편에 서는 것이다'라는 발언을 언급하면서 "지금의 정치인 모두에게 다시 새겨야 할 경구다. 사람에게 줄서는 정치가 아니라, 사람 곁에 머무는 정치, 시민의 삶을 외면하지 않는 정치, 함께 밥을 먹고 함께 땀 흘리는 정치가 필요한 때"라고 했다.
박 구청장은 "우리는 다시 정치를 시민의 손에, 시민의 곁으로 돌려드려야 한다. 선출직의 무게는 단지 권한에 있는 것이 아니라, 시민의 삶을 짊어지는 책임에 있다. 정치는 그렇게 삶을 바꾸는 용기여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박 구청장의 이번 메시지는 민주당 당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어 계파 간 줄서기 정치를 지적, 젊은 정치인들의 알맹이 없는 의정 활동을 비판하는 것으로도 읽혀 파장을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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