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 유발 인자 발견…혈액 속 지질 감소 때문
[대구=뉴시스] 박준 기자 = 경북대학교 진희경(수의학과)·배재성(의학과) 교수팀은 알츠하이머병 초기 증상인 후각 장애와 뇌실 확장이 혈액인자인 스핑고신-1-포스페이트(Sphingosine-1-phosphate, S1P)와 관련이 있음을 밝혀냈다고 14일 밝혔다.
S1P는 혈액 속 지질로 고밀도지단백(HDL)과 결합한 형태로 뇌로 이동해 신경세포 생성과 뇌 구조 유지를 돕는 역할을 한다.
그동안 알츠하이머 초기 환자에게서 후각 장애와 뇌실 확장이 함께 나타난다는 임상 결과는 있지만 이 같은 증상이 혈액 속 S1P 감소 때문이라는 사실을 실험적으로 증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북대 연구팀은 혈중 S1P 수치를 인위적으로 낮춘 생쥐 모델에서 알츠하이머 초기 증상처럼 후각 반응이 둔해지고 뇌실이 비정상적으로 확장되는 현상을 관찰했다.
이 같은 결과는 알츠하이머 초기 환자 혈액 분석에서도 확인됐다.
환자들의 S1P 수치는 정상군에 비해 유의하게 낮았으며 수치가 낮을수록 후각 인식 능력은 떨어지고 뇌실 크기는 증가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또 S1P를 포함한 혈장을 생쥐 모델에 정맥 주사한 결과 신경줄기세포 수가 회복되고 후각 행동이 개선됐으며 뇌실 확장도 억제되는 효과를 확인했다.
진 교수팀은 "이번 연구는 알츠하이머병에서 혈액 S1P가 감소하는 새로운 초기 병인 기전을 제시하고 이를 타깃으로 한 혈장 치료제의 작용 원리를 규명했다"며 "향후 조기 진단과 치료법 개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의 교신저자는 진 교수, 공동교신저자 배재성 교수, 제1저자는 의학과 최병조 연구초빙교수이며 보건복지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치매극복연구개발사업 지원으로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지난 1일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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