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코바나 협찬 뇌물 수사'에 떨고 있는 대기업

기사등록 2025/07/10 18:55:44 최종수정 2025/07/10 19:30:24

검찰, 2023년 불기소 처분하며 "정상적 협찬 계약"

김건희 서면조사만 진행하고 무혐의 처분해 논란

특검, 기록 재검토하며 '집사 게이트' 수사도 착수

전방위 수사 범위 확대에 재계에도 칼끝 미칠 듯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 4월 11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를 떠나고 있다. (공동취재) 2025.07.10.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김정현 김래현 오정우 기자 =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했던 김건희 여사의 전시기획사 코바나컨텐츠의 협찬 의혹 사건을 맡은 특별검사(특검)팀이 "더 이상 의문이 남지 않도록 철저히 수사할 예정"이라고 했다. 특검은 협찬 대기업들이 사실상 뇌물을 제공했다는 의혹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예고하고 있어 대기업들이 바짝 긴장하는 모양새다.

특검은 또 다른 대기업들이 부실 기업에 거액을 투자한 이른바 '집사 게이트'를 인지해 수사를 개시하는 등 기업들에 대한 수사를 전방위로 확대하고 있어 향후 재계에 큰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의 오정희 특별검사보는 10일 오후 정례브리핑을 열고 "특검은 코바나컨텐츠 관련 전시회에 기업들이 뇌물에 해당하는 협찬을 제공했다는 의혹 사건에 대해 준비기간부터 과거 수사기록을 새로 재검토했다"며 "이번 특검의 수사로 더 이상 의문이 남지 않도록 철저히 수사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 사건은 윤 전 대통령이 과거 검찰 고위직에 오를 시기 김 여사가 운영하는 코바나컨텐츠가 기획한 여러 전시회에 기업들이 대가성 후원을 했다는 게 의혹의 핵심이다.

윤석열 정부 시기였던 지난 2023년 3월 검찰이 김 여사에 대한 소환조사 한 번 없이 서면조사를 마친 후 사건을 모두 불기소 처분해 '봐주기 수사' 논란이 컸다.

의혹과 관련된 전시회는 ▲마크 로스코전(2015년 3~6월) ▲현대건축의 아버지 르 코르뷔지에전(2016년 12월~2017년 3월) ▲알베르토 자코메티전(2017년 12월~2018년 4월) ▲야수파 걸작전(2019년 6~9월)이다.

마크 로스코전을 제외한 세 전시회 기간 동안 윤 전 대통령은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특별검사팀 수사팀장(2016년 12월~2017년 2월)과 서울중앙지검장(2017년 5월~2019년 7월)을 거쳐 검찰총장 직책에 오른다.

당시 수사선상에 올라 있던 기업인 도이치모터스, 삼성카드, 신안저축은행, 게임빌·컴투스가 문제가 된 전시회에 적게는 수천만원부터 많게는 억대 협찬을 제공했다.

도이치모터스와 게임빌·컴투스는 문제가 된 4개의 전시회에 모두 협찬했다. 신안저축은행은 마크 로스코전을 제외한 3개 전시회에 협찬사로 이름을 올렸다. 삼성카드는 르 코르뷔지에전에 수천만원을 협찬했다고 한다.

사건을 무혐의 처분할 당시 검찰은 각 기업의 담당 직원과 코바나컨텐츠 직원의 진술, 담당자간 송수신 이메일, 협찬계약서 등을 토대로 '뇌물성'이 아닌 정상적인 협찬 계약에 따른 협찬금이라고 결론을 내린 바 있다.

그러나 특검은 사건 기록을 재검토한 결과 당시 검찰 수사팀의 결론과는 정반대로 윤 전 대통령 부부에게 수사나 재판 과정에서의 편의를 제공 받기 위해 뇌물에 해당하는 협찬금을 건넨 게 아닌지 의심하는 것으로 보인다.

재수사에 나선 특검은 무혐의 처분된 본류 뿐만 아니라 연관된 의혹들도 폭넓게 들여다보고 있다. 이른바 '집사 게이트' 수사에 착수한 과정도 이를 방증한다.

이는 김 여사의 '집사' 김모씨가 운영하는 렌터카 업체 IMS가 거액의 투자금을 부당하게 지급 받았다는 골자의 의혹인데, IMS는 명칭이 '비마이카'일 때 코바나콘텐츠가 기획한 복수의 전시회에 협찬을 했던 사실이 있다.

특검은 김 여사와 가까운 사이로 알려진 김씨의 렌터카 업체에 협찬을 제공한 대기업들도 이른바 '오너리스크' 등 총수 관련 형사사건에서 수사 편의나 선처 등을 제공받으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의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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