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아이스크림 호황에도 고민"…코코아·설탕값 급등에 수익성 '불안'

기사등록 2025/07/11 14:54:20 최종수정 2025/07/11 15:22:24

7월들어 전국 곳곳 폭염 이어지며 아이스크림 판매 특수

코코아 등 핵심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수익성 악화 우려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경보가 발효된 9일 서울 서초구 몽마르트공원에 설치된 온도계에 기온이 37도를 나타내고 있다. 2025.07.09. xconfind@newsis.com

[서울=뉴시스]동효정 기자 = 7월 초부터 전국 곳곳에 체감온도 35도를 웃도는 폭염이 이어지며 아이스크림, 빙수류 등 냉장 디저트 제품들이 판매 특수를 누리고 있다.

무더위에 편의점과 마트에서 관련 제품 판매가 급증하면서 빙과업계는 반색하는 분위기지만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수익성은 오히려 위협받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코코아 선물 가격은 미국 뉴욕 상품거래소(NYBOT-ICE) 기준 톤(t)당 9046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그간 2000달러 내외에서 시세가 형성됐지만 지난해부터 가파르게 상승하기 시작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실제로 대표 빙과 브랜드인 롯데웰푸드는 1분기 보고서를 통해 주요 원재료의 단가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고 밝혔다.

유제품류는 1kg당 지난해 평균 5539원에서 올해 6277원으로, 유지원유는 같은기간 1548원에서 2096원으로 각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코코아류(원두·분말 등)는 8718원에서 1만5170원으로 74%나 상승했다.

원재료 가격이 오르면서 제조 비용과 수익성 부담이 커지자 롯데웰푸드는 자금 조달을 통해 대응에 나섰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웰푸드는 지난 2일 총 15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한다고 공시했다.

이 중 1000억원은 운영자금으로 조달해 밀가루·설탕 등 주요 원재료 구입에 사용할 계획이다.

이는 최근 원재료 가격 상승에 따른 제조원가 부담을 반영한 조치로 풀이된다.

실제로 증권가에서는 롯데웰푸드의 2분기 실적이 원가 부담 등의 영향으로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가 컨센서스(실적 전망치)에 따르면 롯데웰푸드의 2분기 매출은 증가하지만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633억)과 비교해 22.7% 하락한 489억원으로 집계됐다.

3분기 영업이익 역시 전년(760억)대비 소폭 증가한 779억원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코코아와 설탕 같은 주요 원재료 단가가 치솟으면서 수익성 압박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경영 효율화 차원에서 사업 다각화를 추진 중이며 특히 해외 시장 확대를 통해 매출과 수익 구조의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서울지역에 이틀째 폭염주의보가 지속중인 1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인근에서 어린이가 땀을 흘리며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다. 2025.07.01. kch0523@newsis.com

빙그레도 아이스크림 및 냉장 디저트 제품 중심으로 여름 성수기 매출 확대를 기대하고 있으나 원재료 단가 상승분이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빙그레 역시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451억원으로, 3개월 전보다 7.6% 하향 조정됐다. 3분기에는 여름 성수기 효과로 전년 동기(647억원) 대비 7.1% 증가한 693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판매량 증가에 따른 실적 개선이 이어져도 원가 부담이 해소되지 않아 수익성 회복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이에 대해 빙그레 관계자는 "국제 원재료 수입 가격 상승은 기업이 통제하기 어려운 외부 변수인데다 대체도 쉽지 않다"면서도 "판매량 확대를 통해 고정비 부담을 줄이면 이익률 개선이 가능하기 때문에 국내 판매 확대는 물론 해외 매출 확대에도 적극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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