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 준공 뒤 가동
미국 내 다른 공장들도 생산량 높이며 관세 대응
울산 공장 가동 중단 등 국내에서도 여파 현실화
'탈한국' 막기 위해 세제·노동·입지 개선 목소리
전기차와 스포츠실용차(SUV) 등 북미 전략 차종의 현지 생산이 늘면서, 울산과 경기 화성 등 국내 핵심 공장의 가동률 저하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들린다.
◆현대차그룹, 美 생산 확대…부품업계도 진출 나서
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올 초 미국 조지아주에 전기차 전용 공장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준공하고 본 가동에 들어간다.
HMGMA에서 올해 1~5월 판매된 전기차는 총 2만7783대로, 이 중 준중형 SUV 아이오닉 5가 2만5399대를 차지했고, 준대형 SUV 아이오닉 9이 2384대다.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HMMA)과 기아 조지아 공장(KMMG)도 북미 시장 주력 차종의 현지 생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앨라배마 공장의 올 1분기 가동률은 102%, 조지아 공장은 99.8%로 생산능력을 초과하거나 근접한 수준이다.
완성차뿐 아니라 타이어, 엔진 같은 부품 업계도 미국 투자나 생산 확대를 적극 검토 중이다.
관세 부담을 피하고 북미 완성차 공급망에 안정적으로 편입되기 위한 전략이다.
이런 흐름 속에 국내 공장의 가동률 하락도 갈수록 현실화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달 말 울산 1공장 내 아이오닉 5 등 전기차 생산 설비 가동을 사흘간 중단했다. 해당 라인은 지난 2월, 4월, 5월에도 가동을 멈춘 바 있는데, 국내 전기차 수요 둔화와 북미 생산 확대에 따른 물량 조정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국내 법인 공장 가동률은 102%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이 같은 관세 위기 상황이 지속될 경우 하반기에는 가동률이 더 떨어질 수 있다.
업계에서는 '탈한국' 흐름을 막기 위해 세제·노동·입지 전반의 환경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법인세 인하, 유연근로 확대 등 규제 완화와 함께 전기차 부품 산업을 중심으로 한 지역 클러스터 조성 필요성도 거론된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한미 통상 채널을 통해 관세 협상에 나서고, 현지 생산과 국내 산업 간 균형을 맞출 수 있는 대응 전략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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