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정치판 뛰어드나"…머스크 창당 선언에 테슬라 주가 7% 급락

기사등록 2025/07/08 09:41:11 최종수정 2025/07/08 10:10:24

테슬라 주가 6.79% 급락…머스크의 정치 행보에 투자자 우려

트럼프 "어리석은 생각" 일갈…머스크-백악관 갈등 재점화

공매도 투자자 하루 만에 16억 달러 수익…정치 리스크 현실화

[뉴시스] 7일(현지 시간) CNN, 워싱턴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테슬라 주가는 장 시작 전 거래에서 한때 7.6%까지 떨어졌다가 일부 낙폭을 만회했지만, 이날 6.79% 하락으로 장을 마감했다. 사진은 폭스뉴스와 인터뷰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오른쪽)의 모습. 2025.07.08.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최고경영자)가 새로운 정당 창당 계획을 밝히자 테슬라 주가가 급락하며 시장이 요동쳤다.

7일(현지 시간) CNN, 워싱턴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테슬라 주가는 장 시작 전 거래에서 한때 7.6%까지 떨어졌다가 일부 낙폭을 만회했지만, 이날 6.79% 하락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는 지난 6월 5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머스크 간 SNS(소셜미디어네트워크) 설전 이후 최대 일일 낙폭이다.

데이터 분석업체 ORTEX에 따르면, 이날 주가 하락에 베팅한 테슬라 공매도 투자자들은 약 16억 달러(약 2조2000억원)의 수익을 거뒀다.

머스크는 공화당이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국정의제를 반영한 포괄적 감세법안을 가까스로 통과시키자 이에 반발해 지난 5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아메리카당(America Party)'을 창당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정당이 "중도층 80%를 위한 정당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머스크가 지난 5주간 완전히 제어불능 상태가 돼 마치 기차 사고처럼 되고 있다"며 "이를 슬프게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기자들과 만나 "제3정당은 혼란만 가중시킬 뿐, 결코 성공할 수 없다"며 "머스크가 재미로 하는 건 괜찮지만, 이는 어리석은 생각이다"라고 비판했다.

정치 전문가들은 제3정당이 제도적 장벽, 머스크에 대한 호감도 하락, 한정된 정치적 지지 기반 등 여러 난관에 직면할 것으로 전망한다. 머스크는 이미 일부 선거구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을 내비치며, 감세법안을 집중 겨냥하고 있다.

◆'정치 리스크'에 발목 잡힌 테슬라…투자자 불안 확산

머스크의 '정치 리스크'가 지속되면서 테슬라는 여전히 투자자들의 불안을 자극하고 있다.

머스크는 트럼프 행정부에 정부효율부(DOGE) 수장으로 활동하며 정치적 발언, 극우 행보로 테슬라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줘 판매 감소, 주가 급등락 등 각종 악재에 시달렸다. 1분기 테슬라 주가는 절반 가까이 폭락했다가 머스크가 백악관을 떠나면서 회복세를 보였다.

그러나 이후 머스크-트럼프 간 소셜미디어 설전이 이어지면서 주가는 다시 하락했다. 이러한 갈등은 테슬라가 자율주행차 기술 규제 승인을 받아야 하는 중요한 시점과 맞물려 부담으로 작용한 것이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머스크와의 설전이 고조되자 이달 초 트루스소셜에 "로켓 발사, 위성, 전기차 생산 모두 중단하면 나라가 막대한 돈을 절약할 수 있다"며 머스크가 운영하는 기업과 관련한 연방정부의 계약, 각종 혜택 등을 모두 해지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글로벌 온라인 투자 플랫폼 사코 마켓의 전략가 닐 윌슨은 "테슬라 투자자들은 두 가지 측면에서 우려하고 있다"며 "머스크-트럼프 갈등이 미국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과 머스크가 정치에 몰두하며 본업에 집중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머스크가 정치 전면에서 물러나는 듯 보였을 땐 투자자들이 환호했지만, 다시 정치로 끌려들어가는 모습에 테슬라 경영에 집중하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테슬라는 정치적 논란 속 판매 부진을 겪으며 고전하고 있다.

테슬라의 2분기 글로벌 판매량은 38만4122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5% 감소했다. 1분기 순이익은 71% 급감했고, 전기차 인도량도 13% 줄었다.

이로 인해 테슬라는 연간 기준으로 세계 최대 전기차 판매업체 타이틀을 중국의 BYD에 내줄 위기에 처했다. BYD는 미국 시장에 진출하지 않았지만, 전 세계 판매량에서는 테슬라를 앞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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