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보국장 "언론, 정신 나갔다"…WP 기자 실명 거론해 '공개 저격'

기사등록 2025/07/05 00:00:00 최종수정 2025/07/05 00:12:24
[워싱턴=AP/뉴시스]털시 개버드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이 25일(현지시각) 미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03.26.

[서울=뉴시스]이소원 인턴 기자 = 미국 국가정보국(DNI)의 털시 개버드 국장이 자국 주요 언론사인 워싱턴포스트(WP) 소속 기자를 향해 공개 비판에 나섰다.

3일(현지시각) 개버드 국장은 자신의 엑스(X·전 트위터) 계정에 글을 올려 "WP 기자 엘렌 나카시마가 DNI 직원을 대상으로 부적절한 취재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라고 주장하면서 나카시마의 SNS 계정 주소를 함께 게시했다.

그는 "나카시마 기자는 DNI 보도 담당 부서에는 연락하지 않은 채 버너폰(일회용 휴대전화)으로 고위 정보장교들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이 누구인지 밝히지도 않고, WP 소속이라는 사실도 숨긴 채 민감한 정보를 요구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WP는 기밀 유출 보도만으로는 부족했던 건지, 이제는 정보 전문가들까지 공격하고 있다"며 "명백한 정치적 공작"이라고 비판했다.

개버드 국장은 나카시마 기자가 과거 하와이에서 자신의 가족을 스토킹하고 괴롭히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신 나간 이 행동은 대통령의 무결한 정책에 흠집을 내려는 절박한 언론의 시도"라며 "언론인으로서 최소한의 윤리나 책임조차 저버렸다. 지금 바로 멈춰라"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뉴시스] 워싱턴포스트 공식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맷 머리 편집국장의 글. (사진 = 엑스 캡처) 2025.07.04. *재판매 및 DB 금지

이에 대해 WP 소속 맷 머리 편집국장은 엑스를 통해 "나카시마는 지난 30년간 가장 신중하고 공정한 국가안보 전문 기자"라며 "정부의 공식 보도자료에만 의존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취재하는 것은 결코 악의적인 것도, 괴롭힘도 아닌 기본적인 언론의 역할이다"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WP는 헌법적으로 보호받는 언론의 책무를 앞으로도 계속 수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WP의 기자 프로필에 따르면 앞서 나카시마 기자는 WP에서 국가안보를 전문으로 담당하며 국가정보기관 실태,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의회 폭동 등의 사회적 문제를 다루며 세 차례 퓰리처상(Pulitzer Prize)을 수상한 바 있다.

한편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참모들은 자국 언론을 향해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핵시설 공습 작전인 '미드나이트 해머(Midnight Hammer)'를 비판적으로 보도한 CNN, MSNBC 등을 향해 "전부 쓰레기"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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