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 외 3위 유해와 유해 증명서
"100년 전 유해 분배 보존 기록 확인, 사료적 가치 높아"
[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한국천주교가 한국인 최초 사제 성(聖) 김대건 신부(1821~1846)의 유해 및 증명서를 공개했다. 이 사료는 김대건 신부 유해가 모셔진 유해함과 유해 증명서가 한 액자 형태로 함께 보존돼 역사적 가치가 높다.
3일 한국천주교주교회의에 따르면 기해·병오박해 순교자 79위 시복 100주년을 맞아 성 앵베르 주교와 성 모방 신부, 성 샤스탕 신부(이상 기해박해 순교자), 성 김대건 신부(병오박해 순교자)의 유해가 함께 모셔진 유해함과 유해 증명서가 공개됐다.
이 유해 증명서에는 1925년 12월 16일이라 날짜가 표기돼 있다. 이는 같은 해 7월 5일 거행된 시복식 후 5개월이 지난 시점에 발급된 것이다.
이 사료는 ‘한국천주교사료목록화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조사됐다. 오랜 기간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녀회가 보관해 오다가 더 체계적이고 안전한 보존을 위해 지난 2월 19일 한국천주교주교회의와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 기증했다.
천주교주교회의 관계자는 "펜으로 작성된 유해 증명서의 중간 부분이 흐릿해 그 내용을 정확히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유해함에 모셔진 유해가 ‘앵베르 주교, 모방 신부, 샤스탕 신부의 머리카락과 김대건 신부의 발뼈 조각 일부’인 것은 확실하다"고 밝혔다.
문서 중 수기로 작성된 부분은 산화되어 정확한 판독이 어렵고, 여러 차례 접힌 곳에 종이가 바스러지는 현상도 있다.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는 전문가 자문을 받아 이른 시일 안에 보존 처리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천주교주교회의 관계자는 이 사료에 "유해가 모셔진 유해함과 유해 증명서가 하나의 액자 형태로 함께 보존되어 현재까지 남아 있는 사례가 흔치 않기에, 역사적 가치가 매우 높다"며 "기해·병오박해 순교자 79위 시복 100주년을 맞아 공개된 이 사료는 한국 천주교회의 순교자 공경 전통과 교회 유산의 보존과 관리를 위한 노력을 되새기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파리 외방 전교회 소속인 이들 선교사는 박해가 한창이던 1836-1837년 조선에 각각 입국한 프랑스 사제다. 한국인 성직자 양성과 복음 전파를 중 체포돼 1839년 9월 21일 한강 새남터에서 함께 순교했다.
1845년 8월 17일 중국 상하이의 진쟈상 성당에서 한국인 최초 사제로 서품된 김대건 신부는 외국인 성직자의 입국로를 개척하는 과정에서 1846년 6월 백령도 해역 순위도에서 체포됐다. 옥중에서도 서한을 통해 신자들을 격려하는 등 헌신적으로 사목하였으나 사제 수품 1년여 만인 1846년 9월 16일에 한강 새남터에서 순교했다.
이들 사제는 1925년 7월 5일 교황 비오 11세가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시복됐다. 이후 1984년 5월 6일 요한 바오로 2세 교황가 서울 여의도에서 시성했다.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는이번에 공개된 사료를 포함해 1784년부터 1962년까지 생산된 한국 천주교회 관련 사료들을 '한국 천주교 사료 디지털 아카이브' 통해 일반에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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