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250개 기업과 해외 바이어 110명…깎고 안깎이려는 줄다리기 치열
부스별 1대 1 맞춤 상담 현장은 총성 없는 전쟁터 방불…국내 최대 규모
이는 충남도 주관으로 1~2일 이틀 동안 소노벨천안에서 열린 해외 바이어 초청 수출상담회에서의 미국 바이어와 기업 관계자 사이에 흥정하는 한 장면이다.
이날 수출상담회에는 도내 250개 기업 대표들과 인도·베트남·인도네시아·독일·일본·미국·중국 등 7개 해외사무소와 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호주·멕시코 등 4개국 해외통상자문관이 초청됐다. 이번 상담회는 도내 기업의 해외시장 다변화와 경쟁력 강화 등을 목표로 마련됐다.
수출상담회장은 마치 총성 없는 전쟁터를 방불게 할 정도로 분위기가 뜨거웠다. 해외 바이어와 도내 기업 대표들 사이에 깎고 안깎이려고 가격을 흥정하는 모습이 눈길을 끈다.
특히 해외 바이어과 기업 대표 사이에서 통역사들 역시 진지하다. 양쪽이 제시한 가격 저지선에서 더 이상 밀리지 않으려는 애절한 심정을 전달하고 절충해야 하기 때문이다. 더욱 눈길을 끄는 모습은 일부 통역사들 가운데 분명 생김새는 외국인인데 한국말을 유창하게 하면서 기업 대표들과의 가격 절충에서 절대 밀리지 않는다.
한 화장품 회사 대표는 "원료 만큼은 충남지역의 우수한 토양에서 나오는 한방재료만을 엄선해서 사용했다"며 우수성을 자랑했다. 여기에 인도네시아의 한 바이어는 "한국 화장품의 우수한 성분은 소문이 나 있다. 하지만 가격을 조금만 낮춰주시면 적극 협상할 용의가 있다"고 절충안을 내놓았다.
이날 수출상담회장에서 충남지역의 가장 효자 품목은 역시 홍삼, 김, 천연식품, 산업자재 등이다.
보령시에 위치한 한 김 가공 기업은 일본 바이어와의 상담에서 "서해 바다 양식어장에서 수확한 우수한 김만을 엄선해서 조미김 가공품을 만들고 있다. 가격 절충보다는 오히려 물건을 서비스로 더 주는 협상을 해보자"고 제안했다. 여기에 일본 바이어는 "긍정적으로 협상에 임하겠다"고 적극 나서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 수출상담회에서 바이어와 기업들 사이에 성실하고 적극적인 협상으로 실제 수출 업무협약이 성사되기도 했다. 첫날인 1일에만 화장품 기업인 씨에스컴퍼니와 음식 소스를 가공하는 삼들푸드가 각각 독일 바이어와 50만 달러씩 수출 협약을 맺었다. 김 가공 업체인 솔뫼에프엔씨가 베트남 바이어와 50만 달러 등 이날 하루 동안 350만 달러의 수출협약이 맺어졌다.
이날 행사장을 찾은 김태흠 지사는 부스를 일일히 돌아다니면서 세계에서 온 바이어들과 도내 기업 대표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또한 김 지사는 2025~2026 충남 방문의 해 깨알 홍보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도는 해외사무소를 주축으로 이번 상담회를 준비한 만큼, 실질적인 수출과 장기적인 글로벌 파트너십으로 이어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상담회 종료 후에도 해외사무소 네트워크를 활용한 후속 지원을 통해 도내 기업의 해외 진출 성공률을 높여 나아갈 방침이다.
이 자리에서 김 지사는 “충남은 대한민국 수출 2위로, 반도체·자동차 등 첨단 제품은 물론, 식품과 화장품, 소비재, 산업재 부문에서도 글로벌 경쟁력을 갖고 있는 지역”이라며 “충남 기업의 제품은 확실하다고 도지사가 보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지사는 또 창업 2년 반 동안 매출이 5만 달러에 불과하던 천안의 한 스타트업이 도의 지원으로 글로벌 기업과 3억 4000만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한 사실을 소개하며 “앞으로도 더 많은 기업들이 충남과 대한민국 경제의 지평을 넓히고,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도내 기업들은 지난해 926억 100만 달러를 수출해 전국 2위를, 무역수지 흑자액 514억 61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전국 1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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