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바이오텍 VC 투자 현황 보고서
지난해 투자금 2012년 수준으로 회귀
금리상승·IPO축소 등으로 시장 재조정
[서울=뉴시스]이승주 기자 = 지난해 글로벌 바이오텍 벤처캐피탈(VC) 투자 금액이 120억 달러(약 16조 3000억원)에 그치며 10여년 전 수준으로 후퇴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바이오협회는 '글로벌 바이오텍 VC 투자 현황' 보고서를 발간하고 리서치 업체 피치북을 인용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바이오텍 VC 투자 현황은 2012년 121억 달러부터 2018년 1523억 달러(약 206조 6500억원)까지 급격히 성장했다. 이후 시장 재조정을 통해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였다.
금리가 오르며 자본 비용이 상승해 장기·고위험 벤처 선호도가 감소하고, 코로나 팬데믹 이후 과잉 유입된 백신·치료제 자금이 다시 조정되며 시장 재조정이 촉발됐다.
또한 기업공개(IPO)가 위축되고, 선별적인 인수합병(M&A)로 인한 엑시트 시장의 제약도 이유로 꼽혔다. 섹터 재분배로 바이오텍이 전체 VC 자금 조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2년 19%에서 올해 1분기 4%까지 감소한 것도 주요 원인이다.
보고서는 이 같은 시장 재조정은 ▲완만한 상승기 ▲폭발적 확장기 ▲시장 합리화기 등 단계적인 주기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2012년부터 2017년은 완만한 상승기다. 자금 조달 규모가 121억 달러에서 447억 달러로 증가했다. 이는 펀드 수와 평균 펀드 규모의 점진적인 증가를 반영한다. 펀드 수는 2012년 81개에서 2017년 241개로 3배 가까이 늘었다.
2018년부터 2021년까지는 폭발적 확장기로 본다.자금 조달이 가속화돼 2018년 1523억 달러로 고점을 달성했다. 2020년에는 519억달러로 조정됐다. 펀드 수는 2021년 309개로 정점을 찍었다.
이후 2022년부터는 펀드 수와 자금 조달 규모 모두 급감했다. 지난해 자금 조달은 120억 달러로 하락했고, 펀드 수는 46개로 3년 만에 85% 감소했다. 올해 1분기에 마감된 펀드는 4개에 불과하다.
펀드 규모별 바이오텍 VC 투자 현황을 살펴보면 2018년에 초대형 자본 집중 펀드의 자본 조달액은 1193억 달러, 점유율은 78.3%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2023년~2025년 자본 조달액 및 펀드 수가 전반적으로 감소세를 보이며 2012년 수준으로 회귀했다. 지난해 초소형 펀드의 자본 조달액 점유율은 1.4%에 불과했다.
펀드 단계별로 보면, 자본 조달액은 2013년 초기 및 후기 단계에서 잠시 주춤했으나 이후 꾸준한 증가세가 나타냈다.
다단계 VC의 자본 조달액은 2012년 64억 달러에서 2018년 1413억 달러로 급등해 최고치를 기록했다. 점유율은 92.8%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2021년 이후에는 초기 단계 VC의 점유율이 점차 확대돼 지난해에는 다단계 VC와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바이오텍 VC 투자는 2012년~2017년 북미, 유럽, 아시아에서 뚜렷한 성장세를 나타냈다. 중동, 오세아니아, 아프리카 및 기타 지역은 거의 투자가 발생하지 않았다.
2018년~2021년 자본 조달액은 아시아의 급격한 증가에 힘입어 2018년 최고치를 기록했다. 당시 아시아의 점유율은 74.8%로 나타났다.
지난해에는 모든 지역에서 자본 조달액이 100억 달러를 하회했다. 아시아 점유율이 대폭 감소하면서 북미 점유율은 상대적으로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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