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 총장 출신 교육장관 후보자…'서울대 10개 만들기' 탄력 받나

기사등록 2025/06/30 12:55:12 최종수정 2025/06/30 15:12:24

충남대 총장 역임…서울대 10개 만들기 추진위장

연간 3조원 예산 관건…사립대학 등 반발도 변수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이진숙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던 중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06.30.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지역거점국립대 총장 출신의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지명되면서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인 서울대 10개 만들기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30일 이진숙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는 첫 출근길에서 "대통령께서 지방에 있는 저를 부르신 이유에 대해 생각해봤는데 교육을 통해 국가 균형 발전을 실현하겠다는 뜻이 담겨있는 게 아닌가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교육 분야 공약 중 하나인 서울대 10개 만들기는 지역거점국립대를 서울대 수준으로 육성해 각 지역의 발전을 이끌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우수한 역량을 가진 대학이 많아지면 입시 병목 현상 해소와 사교육 완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지역거점국립대인 충남대 총장 출신인 이 후보자는 이번 21대 대통령 선거에서 서울대 10개 만들기 추진위원장도 맡은 바 있다.

서울대 10개 만들기 정책의 관건은 재원 마련이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에 따르면 서울대 10개 만들기를 위해 연간 3조원, 이재명 정부 5년간 총 15조원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지역거점국립대가 아닌 국공립대학과 사립대의 경우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대교협 부회장을 맡고 있는 변창훈 대구한의대 총장은 지난 26일 대교협 하계대학총장세미나에서 기자들과 만나 "고등교육 재원은 아주 한정돼있고 대학이 지원을 받지 못하면 유지하기 쉽지 않은 상황인데 서울대 10개 만들기에 모든 재원이 빨려들어가면 유지하기 힘든 대학이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이진숙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던 중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06.30. bluesoda@newsis.com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사총협)도 대선 전이었던 지난달 21일 정책 제안을 통해 "전체 고등교육의 80% 이상을 담당하고 있는 사립대학들의 재정 위기를 외면한 채 거점 국립대에만 집중적인 예산 투입이 이루어질 경우 고등교육의 구조적 불균형이 심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고등교육계에서는 현재 고등교육 예산에서 연간 3조원을 서울대 10개 만들기에 투입하는 게 아니라 기존 예산은 그대로 두고 서울대 10개 만들기를 위해 추가로 3조원을 더 편성하는 방안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 고등교육 예산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0.7% 수준인데, 연간 3조원이 추가되면 1%에 근접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에 도달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후보자가 장관으로 임명되면 서울대 10개 만들기 정책 추진 과정에서 예산을 어떻게 확보하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이 후보자는 이날 출근길에서 "서울대 10개 만들기는 거점국립대 뿐만 아니라 지역 사립대와 동반 성장을 한다는 구도로 만들어졌다는 게 중요하다"며 "대학과 지지자체 현장 의견을 수렴하면서 신중히 (계획을) 세우고 만들어 가야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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