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 5억7104만원…지난해比 3234만원 상승
하반기 아파트 착공·입주 물량 감소…'수급 불균형 심화' 전세난↑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올해 하반기부터 주택 수요가 집중된 서울 등 수도권 지역에서 '입주 절벽'이 현실화하면 전세대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가뜩이나 현재 전세난이 극심한 상황에서 입주 물량이 급감하면 전셋값 상승을 부추길 가능성이 크다. 서울 전셋값은 2023년 6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19개월 연속 상승했다. 올해 1월에는 일시적 보합세를 보였지만, 이후 최근까지 소폭 상승 중이다.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 24일 서울 강남구 건설회관에서 '2025년 하반기 건설·부동산 시장 진단 및 내수경기 활성화 전략 세미나'에서 "2025년 상반기에는 공급 병목 현상이 지속되고, 수도권과 지방 간 회복 양상이 분화됐고, 전세에서 월세로의 구조 전환이 뚜렷해지는 등 시장의 근본적인 변화가 가속화됐다"며 "하반기에는 착공 감소의 여파가 입주 물량 급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 수급 불균형과 수요 양극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유연한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건산연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국 인허가 실적은 전년 대비 약 20% 감소했고, 착공은 공공 물량 중심으로 유지된 반면 민간은 여전히 부진하다. 또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규제 완화 영향으로 2020년 이후 최대 수준 회복했지만 지방 미분양은 8개월 연속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다.
수도권 입주 물량은 2025년 14만 가구에서 2026년 10만 가구로 급감할 전망된다. 공급 공백에 따른 가격 불안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 위원은 "이러한 지표들은 단기 시장 회복세 이면에 구조적 불균형이 내재돼 있음을 보여준다"며 "단기 정책도 중요하지만, 중장기적 수급 균형과 지역 간 격차 해소를 위한 정책적 전환이 시급한 시점임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서울 아파트 전세 물량이 입주 물량 감소와 전세의 월세화 현상 가속으로 감소하고 있다. 게다가 일부 단지에서는 전셋값 신고가 계약이 이어지고 있다.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25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물건이 2만4986건으로, 올해 초(3만1386건)보다 20.4% 줄었다.
평균 전셋값은 상승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5억7104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억3870만원)보다 3234만원 올랐다. 강남 지역의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6억4481만원으로, 서울 전체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서초 지역은 평균 전셋값이 10억5749만원을 기록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입주 물량이 크게 줄어드는 '입주 절벽'이 예고된 만큼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전세 대란 우려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내년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약 2만4400가구로, 올해(4만6710가구)의 절반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권대중 서강대 일반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는 "서울 도심 내 주택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전세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수급 불균형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며 "서울의 입주 물량이 감소하면서 매매 가격이 상승하고, 이어 전월세 가격도 오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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