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최현호 기자 = 사랑·연애운을 이뤄준다는 전설이 있어 여성들이 찾아와 소원을 빌며 브래지어를 바치는 태국의 '가슴 모양 섬'이 주목을 받고 있다.

20일(현지 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태국 서부 쁘라쭈압키리칸 주에 위치한 '코놈사오'라는 이름의 섬은 낭만적인 사랑을 찾기 위한 명소로 인기를 끌고 있다.

코놈사오라는 이름은 직역하면 '모유섬'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 섬은 여성의 가슴 모양을 하고 있다.

이 섬은 본토에서 배로 단 10분 거리에 있는데, 방문객들은 이곳에서 사랑을 기원하며 브래지어를 제물로 바치는 관습이 있다.

이런 의식은 욤도이라는 젊은 미녀와 관련된 비극적인 전설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그녀의 아버지는 그녀가 중국계 지배자와 결혼하길 바란 반면, 그녀의 어머니는 태국 중부 펫차부리 지방 왕자와 결혼하길 바랬다. 이런 혼인을 둘러싼 갈등 끝에 아버지는 욤도이를 살해한 뒤 시신을 바다에 던졌다.

이후 그녀의 가슴 한 쪽은 코놈사오 섬이 됐으며, 나머지 한 쪽은 태국 동부 찬타부리주 인근의 섬이 됐다고 한다.

약 80년 전 한 어부가 폭풍을 피해 피난을 가던 중 이 섬 위에 떠오른 신비로운 빛을 목격했고, 이는 곧 '욤도이 여신의 영혼'으로 받아들여졌다.

이후 욤도이를 기리는 신사가 세워졌고, 시간이 더 흐르면서 사랑과 연애에 대한 바람을 담아 브래지어를 바치는 문화가 자리잡게 됐다.

코놈사오가 있는 쁘라쭈압키리칸 주의 하위 지구인 삼로이욧의 기업사회적책임(CSR) 위원장 수마테 차로엔숙은 "욤도이 여신의 기적은 지역 사회에서 오랜 시간 널리 인정받아 왔다"면서, 매년 코놈사오에는 사랑과 연애운을 기원하는 참배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 수마테 위원장은 기증된 브래지어는 분류를 거쳐 지역 여성단체와 도움이 필요한 공동체에 전달된다면서, 이 문화가 실용적 목적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이곳에서는 독특한 문화적·영적 체험뿐만 아니라 숨 막히는 자연 경관과 유명한 다이빙 명소도 함께 즐길 수 있다"며 방문을 권했다.

이런 코놈사오의 전통은 온라인상에서도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누리꾼들은 "순례를 가서 예를 올리고 싶다. 주소 좀 알려달라! 관광도 하고 싶다" "진정한 사랑과 행복은 신에게 기도해서 얻는 게 아니라 우리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이다. 허상을 좇기보다 현재를 붙잡는 것이 더 중요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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