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김윤혁 인턴 기자 = 다음 주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열릴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의 결혼식을 앞두고 현지 시민들의 반대 시위가 격화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미국 CNN 등 외신에 따르면 베이조스와 약혼녀 로렌 산체스는 오는 26일부터 28일까지 사흘간 베니스의 미세리코르디아 성당에서 결혼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그러나 베니스 시민들은 이를 반기지 않고 있다. 지난 3월 루이지 브루냐로 베니스 시장이 베이조스의 결혼식 소식을 발표하자, 현지 시민들은 시민단체 '베조스를 위한 공간은 없다(No space for Bezos)'를 조직했다.
이 단체는 지난 12일 리알토 다리에 "베이조스를 위한 공간은 없다"는 현수막을 내걸었고, 산 조르조 마조레 성당 종탑에는 베이조스 이름 위에 'X' 표시가 그려진 대형 현수막을 펼치는 등 반대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시위를 주최한 페데리카 토니넬리는 "베니스가 주민이 아닌 관광객을 중심에 두고 정치를 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몸으로 거리를 가득 채우고, 풍선과 보트 등으로 운하를 막을 것이며, 베이조스는 절대 미세리코르디아에 오지 못하도록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다른 시위 참가자 마르타 소토리바도 "의회가 이윤의 논리에 굴복했다"면서 "이런 대형 행사가 열릴 때마다 많은 관광객이 몰려 도시가 마비된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결혼식이 열리는 26~28일에도 대규모 시위를 예고했다. 일부는 하객들을 나르는 수상 택시 운행을 방해하기 위해 운하에 뛰어들거나, 베니스의 좁은 골목을 점거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브루냐로 시장은 시위대를 향해 "수치스럽고 부끄럽다"면서 "모든 베니스 사람들이 이들처럼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시위가 베이조스와 산체스의 결혼을 망치지 않길 바란다"고 분노를 표출했다.
시의원 시몬 벤투리니 역시 "왜 이런 사적인 행사가 도시에 스트레스를 주거나 해롭다고 생각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면서 "국제적으로 중요한 행사인 베이조스의 결혼식이 베니스에서 열리고 있다는 사실에 우리는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베이조스와 전직 언론인 로렌 산체스는 2023년 약혼했으며, 이탈리아 매체들에 따르면 베니스의 주요 고급 호텔과 수상 택시는 이미 하객들로 예약이 꽉 찬 상태다. 또 킴 카다시안,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이방카 트럼프 등 200여명의 유명 인사들이 결혼식에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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